상폐 위기에 주주 소송까지…엔지켐생명과학 '풍전등화'

김창권 기자 2026. 6. 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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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지위 확인 소송…회사 측 "주주권 인정된 사실 없어"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 심사 속 불투명한 자금 흐름 논란
내부통제 신뢰성 문제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겹쳐
엔지켐생명과학. [출처=오픈AI]

엔지켐생명과학이 불투명한 자금 흐름으로 인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가운데, 대규모 주주지위 확인 소송까지 휘말리며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재무 신뢰성이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법적 분쟁까지 겹치며 시장의 우려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485만 주 규모 주주지위 확인 가처분 피소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이수민 씨가 회사를 상대로 '임시주주지위확인가처분(사건번호 2026카합21103)'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신청인 이 씨는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제50민사부)에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엔지켐생명과학 보통주 485만7465주에 대한 자신의 주주 지위를 임시로 인정해 줄 것을 청구했다. 목적물 가액은 약 23억5000만원 규모이며, 피신청인은 회사(채무자1)를 비롯해 이종진, 주수양, 김태범 등 4인이다.

회사 측은 공식적인 절차상 신청인에게 주식이 귀속된 사실이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측은 "주주명부 명의개서 및 전자등록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신청인에게 주식이 귀속되거나 주주권이 확인된 바 없다"며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오는 7월 6일로 예정된 심문기일에서 주주지위 부존재를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한 권리 다툼을 넘어 향후 지배구조와 경영권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홈페이지. [출처=엔지켐생명과학]

◆불투명한 자금 흐름과 내부통제 도마 위

특히 이번 소송은 회사가 이미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아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올랐다. 감사인은 회사의 특정 대여 거래와 관련해, 자금이 외부로 이동한 뒤 자사주 취득이나 비상장 투자로 이어진 정황의 실질과 타당성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실적 부진이나 유동성 문제를 넘어 내부통제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자금 대여 대상 선정 과정과 담보 설정, 회수 가능성, 최종 자금 사용처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금 운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통제는 자금 집행과 의사결정 과정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핵심 장치다. 그러나 감사인은 관련 통제 시스템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이의신청을 통해 2027년 4월 10일까지 약 1년의 개선기간을 확보했다. 한국거래소는 향후 상장폐지 심사 과정에서 감사의견 거절 사유 해소 여부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정상화 의지와 내부통제 개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감독당국의 조사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권 분쟁까지 겹치면서 엔지켐생명과학이 경영 정상화와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감사의견 거절로 인한 상장폐지 심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주식의 소유권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신뢰가 무너지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회사가 투명한 소명과 강력한 내부통제 개선안을 제시해야만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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