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7세대 HBM 레이스…삼성 쫓는 SK 추격전 고삐

김현일 2026. 6. 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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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E 샘플 고객사에 공급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경쟁 대열 조기 합류
최대 동작속도 16Gb, 전력효율 20% 개선
엔비디아 ‘루빈 울트라’ 겨냥 수주전 시작
SK하이닉스는 18일 7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엔비디아의 차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 울트라’를 겨냥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HBM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9일 HBM4E 12단 샘플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하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샘플 공급을 개시하면서 차세대 HBM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HBM4E는 2027년 출시될 엔비디아의 차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울트라’에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이전 6세대 HBM4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을 한층 더 끌어올린 HBM4E로 선두 수성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8일 7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 당시 HBM4E 샘플 공급 시점을 올 하반기로 제시했던 SK하이닉스는 일정을 앞당기며 HBM4E 경쟁 대열에 조기 합류했다.

이로써 상반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HBM4E 샘플 공급을 완료하면서 향후 치열한 수주 경쟁을 예고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HBM4E의 핀당 데이터 처리속도는 1초당 최대 16Gb(기가비트)까지 구현했다. 에너지 효율은 이전 세대보다 20% 이상 개선해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인 데이터 처리 성능을 대폭 높였다.

SK하이닉스가 이달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전시한 HBM4E 모형. [SK하이닉스 제공]

4세대 제품인 HBM3 12단부터 도입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이번 HBM4E에도 적용하며 12단 기준 48GB(기가바이트)의 용량을 구현했다.

MR-MUF는 칩과 칩 사이의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공정이다.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MR-MUF보다 한층 향상된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HBM4E의 열 저항을 HBM4 대비 약 17% 낮춰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도 메모리가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4E 12단 스펙

앞서 삼성전자 역시 HBM4E 12단의 최대 동작속도를 SK하이닉스와 동일한 16Gb로 제시한 바 있다. 전작 대비 에너지 효율은 16%, 열 저항 특성은 14% 이상 개선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HBM4E부터 메모리 저장을 담당하는 코어다이에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첫 적용했다. HBM4에서는 이전 세대인 1b D램을 활용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HBM4부터 선제 적용한 1c D램을 HBM4E에도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HBM4E에 대해 “최신 인터페이스와 설계 최적화 작업을 통해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이고, 고대역폭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을 유지하도록 했다”며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컴퓨팅 시스템의 처리 효율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HBM4E 12단 샘플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하했다.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는 향후 엔비디아를 비롯한 핵심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적기에 HBM4E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고객사 일정에 맞춰 양산 공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그동안 쌓아온 업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과 양산 역량을 HBM4E 제품에서도 이어가 AI 혁신을 지속적으로 리드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선제적으로 구현해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서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현재 고객사들이 고성능 HBM의 신속한 공급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향후 HBM4E 역시 빠르게 양산 단계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방한 당시 최태원 SK그룹 등과 가진 ‘삼겹살 회동’에서 “더 많은 HBM이 필요하다(More HBM)”고 언급해 HBM 물량 선점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시장 수요를 반영해 지난 2월 HBM4를 양산 출하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차세대 HBM4E 샘플을 출하하며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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