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원전 2기만 12조원…원전 투자시계 다시 돈다
2030년대 후반까지 이어질 장기 발주·투자 시장 열려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부지로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이 각각 선정됐다. 사진은 울산 새울원자력본부 새울원전 3,4호기. [출처=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8/552778-MxRVZOo/20260618093421190ineb.jpg)
정부가 경북 영덕군을 신규 대형 원전 건설 후보지로 확정하면서 10조원대 원전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부산 기장군에 국내 첫 소형모듈원전(SMR) 건설도 추진되면서 침체됐던 국내 원전 산업의 투자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부지 선정평가위원회를 열고 영덕군을 대형 원전 2기 건설 후보지로, 기장군을 SMR 건설 후보지로 각각 확정했다. 대형 원전은 2037~2038년, SMR은 2035년 준공이 목표다.
◆12조원 프로젝트 시동…원전 투자사이클 재개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의 의미를 단순한 부지 선정이 아닌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의 본격적인 사업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정권 교체 이후 신규 원전 계획이 수정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정부가 부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영덕에 들어설 대형 원전 2기는 12조원 안팎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준공 단계에 있는 새울 3·4호기(APR1400) 총사업비는 11조7182억원 규모다. 영덕 원전 역시 동일한 1400MW급 노형이 적용될 예정인 만큼 사업비 역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건설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2007년 착공한 신고리 3·4호기의 최초 계약금액은 5조5675억원이었지만 2016년 착공한 신고리 5·6호기는 8조6253억원으로 늘었다. 약 10년 사이 건설비가 50% 이상 증가한 셈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안전 규제 강화, 설계 고도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신규 원전 사업은 단발성 건설 프로젝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은 부지 조성부터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설계, 기자재 제작, 시공, 시운전 등을 거쳐 상업운전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대표적인 장주기 산업이다. 이에 따라 설계·엔지니어링, 주기기 제작, 시공, 송배전, 유지보수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장기간 수요를 창출한다.
국내 첫 SMR 건설 계획도 새로운 투자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사업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수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혁신형 SMR(i-SMR) 개발을 추진 중이며, 기장 부지 선정을 계기로 실증과 상용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부지 선정을 국내 원전 CAPEX(설비투자) 사이클 재개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과거 탈원전 정책으로 위축됐던 신규 투자 수요가 부지 선정과 함께 다시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환경영향평가, 건설허가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관련 투자는 2030년대 후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신규 원전 사업 매출이 2025년 대비 2028년 9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신규 원전 착공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원전 산업의 성장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덕 신규 원전과 기장 SMR 사업 역시 국내 원전 투자 사이클 재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원전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전력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력 수요 전망 및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요인 그래프. [출처=미래에셋증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8/552778-MxRVZOo/20260618093422482cjph.png)
◆AI 전력수요 급증…원전 역할 재조명
전력 수요 증가도 원전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 2040년 최대 전력수요가 138.2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제11차 전기본에 반영된 2038년 전망치(129.3GW)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 전기차 보급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원전의 역할도 재조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덕 원전 2기와 기장 SMR은 단순한 발전소 건설이 아니라 향후 10년 이상 이어질 투자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며 "국내 원전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 사이클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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