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 아까워서 맨날 이렇게 썼는데”…‘세균 폭탄’ 된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헬시타임]

샴푸 통을 거꾸로 세워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물을 부어 흔들어 쓰는 사람도 있다. 후자는 절약처럼 보이지만 보건 측면에서는 권장되지 않는 행동이다. 물이 섞이는 순간 샴푸 통 안의 환경이 바뀌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올로지오픈(MicrobiologyOpen)’은 재사용 세제 용기를 대상으로 세균 오염 실험을 진행한 결과, 용기 4개 중 1개꼴(오염률 25%)에서 세균이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오염이 확인된 용기의 세균 수는 최고 mL당 1억 CFU(집락형성단위)에 달했다. 세제 농도가 12.5~75% 수준으로 낮아질 때 유의미한 증식이 나타났는데, 이는 물을 희석한 샴푸가 세균 배양 조건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다.
번식하는 세균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이다. 초록색 고름을 형성하는 특성에서 이름이 유래한 이 병원성 세균은 공기·물·토양 어디서나 존재하며,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 증식 속도가 빨라진다.
특히 습도가 높은 화장실은 녹농균에게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샴푸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 용기 내부로 유입된 녹농균은, 물 희석으로 보존제 농도가 낮아진 샴푸 안에서 억제되지 않고 빠르게 늘어난다.
녹농균은 신체 대부분의 조직을 통해 감염을 일으킨다. 피부에 닿으면 발진·가려움이 나타나고 모낭염으로 번질 수 있다. 샴푸 물이 귀로 유입되면 외이도염 위험이 있다. 외이도는 귀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어진 통로로, 염증이 생기면 부기와 통증이 동반된다.
피부 상처를 통해 침투할 경우에는 2차 감염에서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패혈증은 세균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는 상태로 생명을 위협한다. 건강한 성인에서 이 단계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나 영유아는 노출 자체를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물을 넣었다면 1~2회 사용 후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샴푸 잔량이 아깝다면 물을 섞는 대신 세탁에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양말이나 운동복처럼 땀 냄새가 배기 쉬운 빨랫감에 샴푸를 소량 덜어 물을 적신 뒤 가볍게 문지르면 세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두피 유분과 노폐물을 제거하도록 설계된 성분이 섬유 오염에도 유효하게 작용한다. 피지·땀·헤어 제품 잔여물이 묻기 쉬운 베갯잇에도 쓸 수 있다. 따뜻한 물에 샴푸를 소량 풀고 베갯잇을 담가 손으로 문지른 뒤 10~20분 후 헹궈내면 된다. 이후 세탁기 헹굼·탈수를 거쳐 햇볕이 드는 곳에서 건조하면 마무리된다.

현수아 AX콘텐츠랩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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