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감 빼돌리나’ 노조 폭발⋯ 현대차 ‘美직원 조립교육’ 새 뇌관 급부상

천원기 기자 2026. 6. 1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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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직원 남양조립교육에 물량이관 의혹 확산
최영일 즉각 유감에도 노사충돌 불씨 여전
174만대 생산 마지노선에 고용불안 커져
파업투표 앞두고 협력사 공동투쟁까지 가세
챗GPT사 기사 내용을 반영해 제작한 일러스트.

이미 ‘파업 공포’가 엄습한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에 ‘미국 공장 직원 조립 교육’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더해졌다. 단순 임금 인상 갈등을 넘어 국내외 생산체계 재편이란 가장 민감한 고용 이슈에 불을 당긴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사태가 올해 교섭판 전체를 흔드는 새 ‘뇌관’으로 급부상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공장 직원들은 최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신형 ‘팰리세이드’ 조립 실무 교육을 받았다. 사측이 국내 생산 물량 일부를 북미로 이관하려는 상황에서 기술 전수까지 강행되자, 노조가 폭발했다. 사태의 휘발성을 의식한 듯 국내 생산 책임자인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가 “노사 간 소통이 부족했다“며 즉각 유감을 표시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 최 대표는 향후 관련 협의 절차와 단체협약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최고경영진이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노사 관계는 일촉즉발이다. 노조는 고용안정위원회 등 사전 협의 절차 없이 진행된 이번 교육을 미국 물량 이관의 구체적인 ‘실행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사측은 그동안 팰리세이드 미국 생산 여부를 검토했으나, 노조 반대에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노조 측은 “미국 이관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기도 전에 조립 교육을 한 것은 노조를 철저히 배제한 중대한 단협 위반 행위”라며 “국내 생산기반 약화와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올해 임금 교섭 결렬을 선언한 현대차 노조는 오는 24일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사태가 파업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전량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팰리세이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20만대 넘게 판매되는 핵심 SUV다. 현대차로서는 통상 장벽과 물류비를 줄이고 북미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다. 2세대 팰리세이드는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에 선정되는 등 미국 현지 생산 필요성도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노조 내부에선 이번 교육을 계기로 국내 연간 생산 물량의 마지노선인 174만대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백지화까지 거론된다. 사측은 미국 생산 물량이 글로벌 판매 증가분이란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경영 실패를 만회하려는 꼼수라고 반박한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지은 HMGMA은 가동률이 채 40%가 되지 않는다. 밑도는 가동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국내 물량 이관 카드를 뺏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사 진통을 넘어 국내외 물량 배분을 둘러싼 정면충돌의 도화선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협력사도 “생산 물량 이관은 완성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공동 투쟁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생산 현장의 로봇 도입으로 일자리 문제가 노조의 가장 큰 숙제였다”며 “미국 공장 직원 교육은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