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피스 메이커’ 의지 보인 트럼프… 남북대화 물꼬 트나 [G7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
한반도 평화 안착 기여 공감대
트럼프, 세계적인 이벤트 선호
북·미 대화 재개 힘 쏟을 가능성
일각 “동력 부족” 회의적 시각
‘이란식 해법’ 적용될지도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취임 직후부터 김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다.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이벤트의 중심에 서는 것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을 감안하면 북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충족할 주제로 꼽힌다. 이란 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다시 관심을 둘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와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만찬에서 나란히 앉은 이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양 정상이 함께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 정세에 대해 (종전) 합의가 된 걸 축하했고, 중동 문제 해결 다음으로는 한반도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지난해 한·미 정상회의에서 말했던 ‘피스메이커(Peacemaker)’로서의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필요한 노력은 다하겠다”고 화답하며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가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하고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공조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북한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과거와 달리 한국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에는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를 이끄는 구도를 형성했다. 북한은 그해 1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고, 이를 계기로 끊겼던 남북 대화 채널이 복원됐다. 이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 의제가 정상 간 합의문에 담겼고, 이 흐름은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반면 지금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대화를 단절,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를 이끌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상황에서 ‘이란식 해법’이 북한 문제 해결에 열쇠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미국은 이란의 결정에 대한 보상을 해 줄 수 있다면서 핵 문제 해결에 관한 이란의 전향적 태도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방식으로 북한에도 경제적 혜택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정치에서 통용되던 원칙보다 거래에 익숙한 인물로, 외교 문제를 상업적으로 풀려고 한다”며 “북한이 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경제협력 패키지나 대규모 투자 구상을 꺼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식 해법’이 북한에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대북 협상 과정에선 비핵화를 포함한 북핵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비핵화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외무성 10국은 1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최근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내용이 들어간 점을 꼬집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수찬·장민주·김태욱 기자, 에비앙=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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