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 전 로마인들처럼… 요르단 팬 6,000명, 고대 원형극장서 월드컵 함께 봤다

<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아마도 고대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 분위기가 이랬을까 싶은 느낌을 준다. 요르단 축구팬들이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2세기에 지어진 고대 원형극장에서 경기를 단체 관람한 것이 굉장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FC 서울 수비수 야잔 알 아랍이 최후방을 지킨 요르단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1시(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J그룹 1라운드 오스트리아전에서 1-3으로 석패했다. 요르단은 후반 5분 알리 올완의 득점에 힘입어 전반 21분 로마노 슈미트, 후반 21분 야잔 알 아랍의 자책골, 후반 종료 직전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에게 내준 실점으로 오스트리아에 무너지고 말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요르단 팬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단체 관람' 풍경을 만들어냈다. 요르단 축구 역사상 첫 FIFA 월드컵 본선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6,000여 명에 달하는 팬들이 요르단 암만의 로마 원형극장에 모인 것이다.

이 로마 원형극장은 서기 138년부터 161년 사이 안토니누스 피우스 로마 황제 시기에 건설된 유적이다. 현재도 요르단을 대표하는 역사 유적 중 하나다.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오전 7시에 벌어졌는데, 이곳에서 함께 경기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팬들이 몰렸다고 한다. 1,800년 전 고대인들이 북새통을 이루며 당대의 인기 희극이나 비극을 관람했던 풍경이 이러했을 것이라 생각하면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비록 두 골 차로 패하긴 했으나, 요르단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한때 팽팽한 승부를 주고받을 정도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팬들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중동 매체 <아슈라크 알 와사트>에 따르면, 살림 알 무므니라는 팬은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월드컵에 참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번이 요르단 역사상 첫 월드컵 출전이다. 우리는 득점까지 했다. 그것은 요르단 월드컵 역사상 첫 골이었다"라며 알리 올완의 득점에 대해 무척 기뻐했다.
한편 요르단은 오는 21일 오후 12시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J그룹 2라운드에서 알제리와 대결한다. 비슷하고 익숙한 아랍권 팀 간의 대결인 만큼 내심 승점, 나아가 승리까지 기대하고 있을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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