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희 서울대 교수 “AI 발달과 자유주의 질서 쇠퇴가 겹쳐…핵확산·민주주의 후퇴 우려”[2026 경향포럼]

오동욱 기자 2026. 6. 17. 22: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연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17일 <2026 경향포럼>에서 인공지능(AI)의 파괴적 위험성을 역설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경향포럼>의 마지막 세션인 ‘혼돈의 세계에서 길을 찾다 : 공존의 조건’ 강연에서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범용 기술과 자유주의 질서의 쇠퇴가 겹치는 지점에 ‘파괴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교차점에서 벌어질 세 가지 파괴 가능성에 주목했다. 먼저 군사 AI는 상호확증파괴(MAD)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 군사 AI는 적대국의 공격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맞게 AI 알고리즘을 조정한다면 거짓 경보가 폭증해 오인으로 인한 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핵확산을 가속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강대국은 AI를 활용해 약소국을 공격하는 게 더 쉬워졌지만, 강대국의 행동을 제약하던 규칙은 약해졌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강대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자 하는 약소국은 결국 핵무장과 같은 극단적 처방에 눈을 돌리게 된다”며 핵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에 경제 불평등이 사회적 균열로 이어지면 자유주의 질서를 떠받치던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박 교수는 ‘AI 시대 공존의 조건’을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정책결정권자들이 보여준 핵 균형 노력에서 찾았다. 미·소는 핵의 위험성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고, 위기 때마다 소통했으며, 핵전력을 객관적으로 감시·검증할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AI 시대에도 투명성, 소통, 검증이 중요하다”며 “AI 위험에 관한 ‘트랙 2’(비정부) 교류, AI 핫라인 설치, 컴퓨트에 대한 객관적 검증 체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