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2기는 영덕, SMR은 기장…정부, 신규원전 후보부지 발표
동해안 에너지 벨트 절반의 성공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안보와 차세대 원전 수출의 전초기지가 될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 부지가 마침내 확정됐다.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의 건설 후보지로 각각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을 최종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국책 사업 유치를 두고 동해안권 지자체들이 벌여온 치열한 유치 경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부지 선정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3월 절차를 공고한 이후, 전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심사를 진행해 온 결과다.
올해 3월 공모 마감 결과 대형원전에는 경북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SMR에는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청서를 제출해 2파전 구도를 형성했었다. 평가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부지·환경 기초조사, 현장실사, 주민 여론조사 등을 거쳐 객관적인 지표를 토대로 최종 후보지를 낙점했다.
평가위원회가 공개한 노형별 점수 결과를 보면 후보지 간의 명암이 명확히 갈렸다. 대형원전 후보지로 지정된 영덕군은 종합점수 91.01점을 획득해 울주군(82.63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SMR 후보지 경쟁에서는 부산 기장군이 87.11점을 받아 84.56점에 그친 경주시를 제치고 1순위 후보지로 선정됐다.
영덕군과 기장군이 최종 승기를 잡은 결정적 요인은 '주민수용성'과 '부지적정성'이었다. 두 지역 모두 발전소 반경 5㎞ 내외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높은 찬성률을 기록하며 감점 요인을 지웠고, 지질 및 환경성 평가에서도 타 지역 대비 우수한 배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MR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경주시는 불과 2.55점 차이로 고배를 마시며 깊은 아쉬움을 삼켰다.
경주는 문무대왕면에 SMR 국가산업단지가 조성 중인 데다, 한수원 본사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까지 보유하고 있어 유치의 정당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미 월성원전 등 공립 원전 시설이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신규 노형까지 추가되는 것에 대한 지역 내 잠재적 반발 기류와 여론조사의 미세한 차이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평가위원회는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지자체와 주민들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여론조사 과정에서 수렴된 찬반 의견과 주민들의 건의 사항은 향후 한수원이 지역 상생 협력 방안을 구상할 때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탈락한 경주시와 울주군이 심사 결과에 승복하고 원전 인근 지역의 안전 대책 및 기존 고준위 방폐물 이행 촉구 등 새로운 실리 찾기로 선회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