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짜글이에 소주 먹는 멕시코…"그래도 축구는 지지않아"
[앵커]
멕시코 과달라하라 현지에 나가있는 저희 JTBC 취재진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형제여, 당신은 이미 멕시코인이다!" 친밀감을 나타내는 최고의 표현인데, 말뿐이 아니라 음식과 문화에 대한 애정도 각별합니다.
돼지짜글이에 소주를 마시고 네 컷 사진을 찍는 멕시코 사람들을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광장에선 붉은 옷 입은 악대가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아즈텍 전사들이 행진하고 전통 의상 입은 사람들은 춤을 춥니다.
하늘에 뜬 전설 속 동물, 이걸 보는 아이들은 해골 분장을 했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멕시코 전통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 퍼레이드 현장인데요.
원래 10월에 열리는데 월드컵을 맞이해서 오늘 열렸습니다.
일년 가운데 하루, 죽은 이들의 영혼이 돌아온다는 날입니다.
올해는 축구 영웅 펠레와 마라도나가 이 도시로 찾아왔습니다.
[아망드레 로센디스/멕시코시티 시민 : 이 카트리나 분장을 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게 우리만의 문화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무섭거나 슬픈 것으로만 여기지 않아요.]
이 축제는 3천 년 동안 이어져온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멕시코는 자신들의 전통과 축구를 함께 즐기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도시에 새로 인기를 얻고 있는 또 다른 문화가 있습니다.
한번 가보겠습니다.
이곳은 소나로사라고 서울로 치면 연남동, 성수동 같은 멕시코시티 대표 번화가입니다.
그런데 제 뒤로 보시면 이렇게 한글 간판을 쓰고 한식을 파는 가게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풍경이 이래서 작은 서울로 불리기도 합니다.
여기선 데킬라 대신 소주를 마십니다.
[루돌프 롤포/한식 포차 점원 : {뭐가 잘 나가나요?} 박포갈비요. 낙지 볶음도 잘나가고요. 돼지짜글이도 괜찮아요. 막걸리랑 소주도요.]
벽엔 한글 낙서가 가득합니다.
[하수미 바블로/멕시코시티 시민 : 만두라면 좋아해요. 한식이 멕시코 음식보다 훨씬 영양가 있고 건강한데다, 입맛에도 아주 잘 맞아요.]
K팝은 어느새 일상이 됐습니다.
[조아나 몬타뉴/멕시코시티 시민 : 스트레이 키즈 인형이고요, 이건 트와이스… {최애 그룹이 누군가요.} BTS요. BTS가 여기 왔을 때 사람이 정말 많이 몰렸어요. 실제로 보고 펑펑 울었어요.]
한복 입고 네컷사진, 안 찍을 수 없습니다.
[나탈리아 우르비나/멕시코시티 시민 : 한국 드라마 '달의 연인'에서 한복을 처음 봤어요. 실제로 입어보니 너무 예쁜 것 같아요.]
[하수미 바블로/멕시코시티 시민 : 지금 멕시코와 중남미는 폭력 범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한국 콘텐츠를 보면 잠시나마 팍팍한 일상을 잊을 수 있어요.]
멕시코엔 코레아가 공존합니다.
보시면 퍼레이드 끝났는데도 집에 안 가고 춤추면서 승리의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한국 유니폼을 보자 시작된 구호.
[한국 형제여, 당신은 이미 멕시코인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이만큼 한국을 사랑하지만, 곧 결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알레한드라 브라차/멕시코시티 시민 : {대한민국을 상대할 준비가 되셨나요?} 당연하죠! 멕시코가 세계 최고입니다! 멕시코! 멕시코! 멕시코!]
[레베카 가예고스/멕시코시티 시민 : 멕시코가 한국을 2대0으로 이길 겁니다. {왜요!} 멕시코 축구는 그만큼 강력하고 끝내주니까요!]
축구가 삶이자 종교인 이곳, 사랑해도 축구는 양보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후아날루페 루피타/멕시코시티 시민 : 여긴 멕시코잖아요. 당연히 우리가 이겨야죠. 한국 선수들도 정말 뛰어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합니다.]
이틀 뒤면 이 에너지는 우리 대표팀을 짓누를 겁니다. 버텨야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한국을 사랑하지만 축구만큼은 양보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도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승부는 곧 가려집니다.
[영상취재 정상원 영상편집 류효정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영상자막 홍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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