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따라 기판도 웃는다…삼성전기·LG이노텍 ‘훈풍’
발열 잡는 ‘실리콘 커패시터’·‘FC-BGA’ 기술 앞세워 급성장
인공지능(AI)발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과 AI 인프라 구축 확대로 반도체 핵심 부품인 반도체 기판 사업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들이 빅테크 등을 상대로 ‘공급자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제조 미세공정을 구현할 첨단 차세대 기판에 대한 증설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AI 메모리 수요 증가와 맞물려 반도체 기판에서도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도 AI 서버나 고성능 컴퓨터 인프라에 들어가는 메모리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구글·메타 등이 자체 칩 개발 움직임도 가속화하면서 메모리는 물론 반도체 기판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여기에 반도체 미세공정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패키징(후공정) 기술력이 반도체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AI 추론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경쟁력이 데이터 저장량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효율성에 좌우되고 있는 흐름도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에 대한 주목도를 키우고 있다.
특히 고집적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해주는 차세대 핵심 기판인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기판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손실이 적고 고전력 대응에 최적화된 FC-BGA 기판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은 물론 향후 로봇·자율주행, 양자컴퓨팅에까지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온에 강하면서 밀도를 높이고 미세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유리 기판이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실적 상승 기대감 속에 캐파(생산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부가 반도체 기판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업계를 선도하겠다”며 2031년까지 패키지솔루션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동안 모바일·노트북 기기 중심이었던 기판 제조 역량을 AI 반도체 기판 시장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기판 FC-BGA를 확보하려는 글로벌 고객사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AI 서버용 저전력 D램(LPDDR)·그래픽메모리(GDDR)에 들어가는 ‘FC-CSP 기판’ 수주도 늘어나고 있다고 LG이노텍은 설명했다. 황정호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상무)은 “이달 착공에 들어가는 베트남 반도체 기판 신공장에서 생산라인을 늘려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기도 반도체 패키지 기판과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는 물론, 차세대 AI 반도체 핵심 부품 ‘실리콘 커패시터’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전기를 일시 저장했다가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하는 커패시터는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증가와 맞물려 고밀도 전자장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부품으로 관심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미국 빅테크와 1조5700억원어치 규모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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