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베르데 ‘철벽’ 보지냐, 어머니 관전 막은 미국의 ‘장벽’ 깨나
인스타 팔로어 5만명서 ‘1천만명’
미 정치권 입국 비자 등 해결 나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무실점 선방쇼를 펼친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40·샤베스)가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경기 하루 만에 SNS 팔로어가 수백만명 늘어나는 등 ‘월드컵 신데렐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비자 문제로 아들의 역사적인 경기를 보지 못한 어머니를 돕기 위해 미국 정치권까지 나섰다.
보지냐는 지난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7차례 선방을 기록하며 팀의 0-0 무승부를 이끌었다.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첫 출전국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 스페인을 상대로 경기 내내 밀렸지만, 보지냐가 골문을 굳게 지키며 역사적인 승점 1점을 챙겼다. 스페인은 무려 27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끝내 보지냐를 넘지 못했다.
경기 후 보지냐의 인기는 폭발했다. ESPN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경기 전 5만명 수준에서 하루 만에 1000만명까지 급증했다.
보지냐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는 미국 비자 문제와 비용 부담 때문에 스페인전을 현장에서 관전하지 못했다. 보지냐도 스페인전 직후 어머니가 현장에서 자신의 경기를 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짙게 토로했다. 에보라는 미국 입국 비자 보증금과 항공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일찌감치 미국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비자 초과 체류를 막기 위해 카보베르데를 포함한 일부 국가 국민에게 최대 1만5000달러의 비자 보증금을 요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월드컵 입장권 소지자에 대해서는 보증금 의무를 면제한다고 발표했지만, 에보라는 이미 방미 계획을 접은 뒤였다.
사연이 알려지자 미국 정치권이 나섰다.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에보라의 미국 입국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제프리스는 SNS에 “어떤 어머니도 자신의 자녀가 역사를 쓰는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일요일 열리는 다음 경기를 현장에서 볼 수 있도록 국무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에보라가 선수 가족 자격으로 비자 보증금 면제 대상이라며 “가족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비자 발급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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