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 상공에 드론이…대표팀 ‘긴장’
신원 미상의 남성 2명 달아나
축협 “전술 노출 피해는 없어”

월드컵은 경기장 안팎에서 펼쳐지는 정보전 무대이기도 하다. 홍명보호가 공동 개최국 멕시코와 운명의 일전을 앞두고 비공개 훈련을 진행한 날, 정체불명의 드론이 훈련장 상공에 나타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멕시코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19일 오전 10시)을 대비한 비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이 시작될 무렵 훈련장 인근 주택가 상공에서 드론 한 대가 포착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이 드론을 띄운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팀 보안요원이 이를 발견했고, 베이스캠프에 배치된 멕시코군 드론 대응 요원이 즉각 전파 방해 장비를 가동해 드론을 추락시켰다. 현지 경찰과 군 병력, 대표팀 관계자들이 추락 지점으로 이동했지만 드론을 띄운 이들은 이미 현장을 벗어난 뒤였다.
대표팀 영상팀 촬영본에는 이들이 추락한 드론을 회수해 달아나는 장면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국적과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표팀에 파견된 국제축구연맹(FIFA) 안전요원은 멕시코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대한축구협회 역시 FIFA에 관련 사실을 전달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표팀은 전술 노출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전술 훈련이 시작되기 전 워밍업 단계에서 상황이 종료됐다”며 “전술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전력을 파악하려는 의도였는지, 외국 취재진인지, 일반인인지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첫 상대였던 스웨덴이 훈련장을 망원경으로 관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차례 정보전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훈련 때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꿔 입히는 ‘위장 전술’까지 사용했다.
홍명보호는 예상치 못한 소동 속에서도 멕시코전을 위한 마지막 전술 점검을 마쳤다. 선수들은 실내 훈련장에서 몸을 푼 뒤 필드에서 공격과 수비 전술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그라운드를 하이존, 미들존, 로존으로 나눠 상황별 움직임을 점검했고,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 옵션도 최종 조율했다. 1시간30분간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반면 멕시코는 잔디 적응에 집중했다. 멕시코 대표팀은 과달라하라 스타디움과 같은 종류의 잔디가 깔린 멕시코시티 국가대표 훈련센터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멕시코는 1차전 남아공전을 멕시코시티에서 치렀고 한국과의 2차전은 과달라하라에서 벌인다. 한국은 1차전을 치른 똑같은 경기장에서 멕시코와도 싸운다.

과달라하라(멕시코)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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