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보호국 현실로? ‘참교육’ 신드롬, 학교를 뒤집다

정시우 객원기자 2026. 6. 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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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글로벌 1위 등극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의 한 장면. 가상의 정부 조직 ‘교권보호국’이 문제 학생과 교권 침해 사안을 응징한다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지만,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두고 논란도 일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 논란있던 원작 리스크 걷어내
- 학폭 응징 스토리 전세계 열광
- 정치권·교육계도 논의 이례적
- 공권력 폭력이 해결 방식 한계

“우리는 선생님 편도, 학생 편도 아닙니다. 오직 피해자 편에만 섭니다.”

악성 민원으로 교사를 괴롭힌 학부모를 응징한다. 뒷돈을 받고 시험지를 유출한 교사를 색출한다. MZ 조폭을 꿈꾸는 학생들을 교화하고, 학교에 마약과 도박을 퍼뜨린 악당을 처벌한다. 가상의 정부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문제 학생과 교권 침해 사안을 응징하는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이 그려낸 모습이다.

반응은 뜨겁다. 교권이 추락하고 내 자식밖에 모르는 부모가 극성을 부리고, 학교 내 범죄가 더욱 영악해지는 시대. 드라마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울면서 봤다는 교사들도 있다. 드라마가 다루는 에피소드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등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을 떠올리게 해서다. 과도한 입시 경쟁, 나이가 무기가 된 촉법소년 제도, 학교와 학원의 결탁 등도 신문 사회면에서 어렵지 않게 봐 온 풍경이다.

인기는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5일 공개되자마자 단숨에 글로벌 TV쇼 부문 3위(비영어권 1위, 9일 플릭스패트기준)로 직행하더니, 공개 2주 차엔 비영어권과 영어권 통합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올랐다. 공개 첫 주에 글로벌 통계에서 상위권에 오른 드라마는 ‘오징어 게임 3’ 이후 처음이라는 점이 ‘참교육’을 향한 관심을 증명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역시 “피해자의 목소리를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정의가 실종된 현실에 분노하게 만든다”며 “올해 현재까지 나온 작품 중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국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이 해외에서도 공감을 얻는 이유는 교육 현장이 무너진 건 비단 우리만이 아니어서다. 특히 SNS 발달에 따른 사이버 불링이나 청소년 마약 문제는 이미 세계적인 현상. 이를 국가 기관이 나서서 속시원하게 참교육한다는 드라마 내용에 글로벌 팬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작품 속 가상 조직인 ‘교권보호국’을 실제로 만들자는 논의가 교육계와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최근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방안을 제안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참교육’에 등장하는 가상 조직처럼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교권보호국’ 신설 여부를 공개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참교육’은 당초 원작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우려를 산 문제작이다. 페미니스트 교사의 뺨을 때리는 원작의 묘사는 여초 커뮤니티로부터 반발을 샀고, 백인 혼혈 등장인물이 흑인 비하 단어를 쓴 회차가 공개되자 북미판 연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의식한듯, 제작진은 원작에서 문제 된 내용을 대폭 덜어냈는데 작품의 흥행으로 여러모로 반전을 꾀하게 됐다. 논란이 있는 원작을 영상화하는 방법에 대해 앞으로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폭력이 교육 수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는 모양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교권국의 특징은 폭력을 포함한 어떤 수단에도 제한받지 않고 가해자들을 참교육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의견 못지않게 교육계의 문제를 공권력의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일각에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치권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여주듯, 드라마는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참교육’ 홍종찬 감독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폭력이라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까지가 작품의 영역은 아니다. 다만 보시는 분들에게 우리 작품이 하나의 화두를 던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시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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