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RFID 있으나마나…음식물쓰레기 무단배출 여전
종량제봉투에 혼합배출 반복
여름철 악취·위생 문제 심각
"자원순환 무색…대책 시급"

"종량제봉투를 열어보면 음식물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입니다."
17일 오후 1시께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단지 분리수거장.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긴 더운날씨에 종량제봉투 수거함 주변에는 고약한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날파리도 들끓었다. 각종 생활폐기물이 담긴 종량제봉투 안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은 물론, 채소류와 과일 껍질 등이 뒤섞여 있었다. 바닥엔 종량제봉투 내부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도 흥건했다. 분리수거장에 설치된 전자태그(RFID) 음식물쓰레기 종량기는 장식품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광주 곳곳에 설치된 RFID 종량기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배출 편의성이나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음식물을 일반쓰레기 봉투에 섞어 버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지역내 공동주택에 설치된 RFID 음식물쓰레기 종량기는 총 4천751대에 달한다. 광산구가 1천650대로 가장 많다. 이어 북구 1천461대, 남구 774대, 동구 503대, 서구 363대가 뒤를 이었다.
RFID 종량기는 무선주파수 시스템을 통해 음식물 배출량을 가구별로 측정하고, 버린 만큼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 주민들은 발급받은 카드로 음식물을 간편하게 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종량기 보급 확대가 곧바로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광주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은 2023년 하루 평균 458t, 2024년 446t, 2025년 456t으로 큰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RFID 종량기 보급이 확대됐음에도 음식물 감량 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 혼합배출 문제가 꾸준히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분리배출 위반을 넘어 위생과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음식물이 섞인 일반쓰레기는 악취를 유발하고 여름철에는 벌레와 해충 발생 원인이 된다. 수거 과정에서 침출수가 흘러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환경미화원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환경미화원은 "봉투를 들어보면 음식물이 섞여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라며 "심한 경우 국물이 새어 나와 수거 작업 자체가 힘들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현재 73% 수준인 공동주택 RFID 종량기 설치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100대를 추가 보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비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주민 인식 개선과 함께 혼합배출에 대한 계도·단속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 감량과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을 위해 자치구와 함께 홍보와 현장 계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혼합배출과 무단투기 방지를 위한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