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피자의 몰락…4조원에 팔렸다
사모펀드 롱레인지 캐피털 인수
파파존스·도미노피자도 경영난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한때 세계 최대 피자 체인점이었던 피자헛이 27억달러(약 4조원)에 팔렸다. 배달앱 상용화로 경쟁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비만약이 인기를 끄는 등 패스트푸드 수요가 줄면서 매출 부진에 시달리다 결국 매각됐다.

피자헛의 새 주인이 된 롱레인지 캐피털은 앞서 미국의 샌드위치,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아비스를 인수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크리스 터너 얌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피자헛은 롱레인지와 얌 차이나의 지휘 아래 외식 산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춘 소유주를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얌 브랜드는 타코벨과 KFC 등 기존 브랜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1970년대 매출 기준 세계 최대 피자 체인이었던 피자헛은 이후 2010년대 도미노피자에 밀리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우버 이츠와 같은 배달 앱이 등장해 배달 음식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외식 물가가 급등하자 패스트푸드가 더 이상 저렴한 식사가 아니게 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GLP-1 기반 비만 치료제가 인기를 끌고 건강식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피자헛은 2023년 4분기 이후 적자의 늪에 빠졌다. 피자헛은 과거 매장 내 식사 및 샐러드 바에 주력했던 방식을 버리고 배달·포장 중심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수년째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얌 브랜드의 글로벌 매출은 5% 증가했지만 피자헛의 매출은 2% 줄었다.
피자헛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피자 체인 파파존스와 도미노피자 주가도 최근 1년간 각각 33%, 30% 급락했다. 파파존스는 지난 3월 카타르계 펀드인 ‘어스 캐피털’과 매각 협상을 벌이는 등 수차례 매각설이 있었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미국 피자 체인 1위 도미노피자는 올 1분기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이 0.9%에 그쳐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올해 실적 전망도 하향했다. 도미노피자 지분 9.9%를 보유했던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 1분기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닐 손더스 글로벌데이터 전무는 이날 보고서에서 “피자헛은 오랫동안 얌 포트폴리오의 약점”며 “브랜드를 활성화하고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폐쇄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자헛 사업부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얌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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