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에 연이은 관심 표명에도…“북·미 대화 가능성 크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자신으로서도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하는 등 북한에 관심을 드러내자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러시아와 경제·군사적 협력을 강화한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의 대화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북한이 비핵화를 고수하는 미국과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만난 이 대통령에게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위한 기여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이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에도 트루스소셜에 별다른 언급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장을 산책하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란 전쟁의 종전 합의를 한 지난 14일(현지시간) 전후로 이처럼 북한에 관심을 표하자 일각에선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마무리한 뒤 한반도로 시선을 옮겨 중재자로 나설 수 있다는 시각이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성사를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려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장기화된 이란 전쟁으로 악화된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국내 정치의 분위기 전환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열린 한반도 평화전략 자문단 회의에서 “길었던 미국과 이란 간 전쟁도 끝나며 다시 한반도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 15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것을 두고 “전쟁이 종결되면 김 위원장을 만나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그런 의지의 연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표명에도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최근 중국·러시아와 경제·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의 제재 압박에서 전보다 자유로워진 북한이 대화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 비핵화를 강조하는 미국과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북한이 입장 차를 좁히기 어려워 대화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하자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지난 7일 “상투적인 거짓정보 유포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북한 외무성은 지난 14일 한·미가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하자 “교전 상대방의 핵무장 해제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며 공허한 망상”이라고 밝혔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양측이 비핵화에 관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며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 국면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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