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간병’으로 보험금 타낸 설계사…간병인보험 싹 뜯어고친다
위험손해율 80~90%…2년 새 최대 5배 급등
![고령화로 빠르게 커진 간병인보험이 부당 청구와 손해율 급등이라는 부메랑을 맞아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더 많이 나가는 역마진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에 금융당국과 국회는 약관을 넘어 상품 구조와 지급 방식까지 들여다보는 작업에 착수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7/ned/20260617180618784qmvy.jpg)
한 보험설계사는 자신이 모집한 계약의 피보험자, 다름 아닌 자신의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자 간병업체에 스스로를 간병인으로 등록했다. 실제로는 어머니 곁을 지킨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간병업체를 통해 영수증과 사업자등록증을 받아냈고, 이를 근거로 어머니 대신 보험금을 청구해 받아내는 데까지 성공했다. 누구의 의심도 사지 않은 채 보험금은 그대로 입금됐다. 이 사실은 다른 누구도 아닌 어머니 본인의 자백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17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연구원에 간병인보험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를 요청했고,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시장 현황과 개선 과제를 위한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병인보험은 가입자가 입원 기간에 간병인을 고용하면 보험사가 그 비용을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사적 간병비 부담이 커지면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연구의 출발점은 국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간병인보험의 부정수급과 위험손해율 폭증이 도마 위에 올랐고, 국회 정무위원회는 부정수급 방지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연구용역 실시를 결과보고서에 요구사항으로 담았다. 이후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황 진단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후 금감원이 이를 연구원 측에 현황 진단을 요청하며 제도 점검에 나선 것이다.
연구는 약관 손질에 그치지 않고, 상품 구조와 보험금 지급 방식 등 모든 방향으로 개선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간병인보험 구조 개편에 나서는 것은 관련 부당 청구가 끊이지 않고, 손해율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간병인보험 위험손해율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단순 평균) 99%, 손해보험업계 83.1%를 기록했는데, 이는 2년 전 수치인 18.7%·48.1%와 비교해 각각 5.3배, 1.7배씩 급등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이미 300%를 넘어선 곳도 있다. 보험료로 거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역마진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셈이다.
간병인보험은 이미 보험업계에서 암진단비, 암치료비 등과 함께 주요 담보 상품으로 자리하고 있고, 앞으로 수요가 더욱 커질 시장이기도 하다. 실제 5대 손해보험사 기준으로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원수보험료는 2021년 1017억원에서 지난해 2조844억원으로 4년 새 20배 넘게 늘었다. 간병인보험은 보험사가 현금으로 간병비를 지급하는 ‘사용일당’과 간병인을 직접 보내 주는 ‘지원일당’으로 나뉘는데,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2021년부터 출시된 사용일당이 대부분이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100%를 넘어도 시장 점유율을 놓치지 않기 위해 판매를 이어가고, 다른 담보에서 나는 이익으로 손실을 메우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간병 수요가 워낙 커 지금 시장을 내주면 되찾기 어렵다”며 “손해율 부담을 알면서도 한도를 낮추는 선에서 방어하며 판매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한국에서 출생 인구가 가장 많은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이후 10~15년 뒤를 대비해 미리 가입한 간병인보험 계약이 많다. 이 계약이 보험금 청구로 돌아오는 시기에는 정액 보장에 갱신까지 없는 상품 특성상 부담이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될 수 있다. 수요가 본격화하기 전 정액 보장 구조 자체를 손보지 않으면 제2의 실손보험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4년 11월 간병인의 정의와 증빙서류 요건을 강화하는 약관 개정을 단행하기도 했으나, 개정 전후로 손해율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는 평가 속에 효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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