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창단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이다

안지윤 충북도의원 2026. 6. 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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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가 窓
안지윤 충북도의원

충북을 포함한 충청광역연합 지역에는 오랫동안 도립극단이 없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당연하게 누리는 공공 공연예술 인프라를 갖지 못한 채 살아온 것이다. 강원도립극단이 창단된 게 2013년이니 충북은 그보다도 11년 늦은 2024년 7월에야 문을 열었다. 그 시간 동안 충북도민들의 문화향유권에 대한 결핍은 공공의 영역에서 후순위로 밀려 있었다. 충북도립극단은 그 자리를 처음으로 채운 극단이다.

그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의회 내 공감대가 낮았고 2024년 당초 예산안 반영에 실패했다. 어차피 만들 거라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수개월을 더 집행부·예술인단체·의회 안팎에서 논의를 거듭했다. 숙고 끝에 그 해 추경으로 도비를 확보했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역대표예술단체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며 마침내 문을 열 수 있었다. 15년의 염원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창단 이후의 행보는 빠르고 단단했다. 2024년 하반기 출범했지만 4개의 작품과 20회의 공연을 성료하며 바쁜 첫 해를 보냈다. 문화체육관광부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충북은 전국에서 연극 공연 수요 증가 폭이 가장 큰 지역으로 나타났다. 충북도립극단의 출범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지역대표예술단체로 선정돼 국가의 지원을 받았고 이듬해엔 경주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서울 예술의전당 리:바운드 축제 등 전국에서 기량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대만국제연극낭독극제 초청작으로 해외 무대까지 나간다.

다음 달 7월이면 새 집행부와 새 의회가 충북도립극단과 처음 마주하게 된다. 문화 인프라는 이런 전환기에 가장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막 뿌리를 내린 나무일수록 주변의 환경이 성장을 좌우하듯,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충북도립극단 역시 안정적인 예산과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의회의 든든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도의원으로서 나는 이번 임기 동안 이 극단의 창단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탰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고 동료 의원들을 설득했다. 충북에 반드시 필요한 문화 인프라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차기 도의회에도 나와 함께 힘을 모아주신 많은 의원들이 계신다. 새롭게 구성되는 의회 역시 충북 문화의 미래를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다만 한 가지, 이제 막 날개를 펴기 시작한 이 극단에 조금 더 각별한 관심을 보내주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충북도립극단은 특정 지사나 특정 의회가 만든 사업이 아니다. 15년 넘게 지역 연극의 가치를 지켜온 연극인들과 그 필요성에 공감한 도민들이 함께 만든 결실이다. 문화 인프라는 조성하는 것보다 지속하는 것이 더 어렵다. 정치적 환경이 바뀌더라도 그 가치와 필요성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 문화정책의 연속성을 지켜내는 것, 그것 역시 의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삶의 질은 정주 여건과 지역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공립극단은 지역 예술인에게는 안정적인 창작 기반을, 도민에게는 일상 속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충북도립극단은 지금 그 역할을 시작했다.

이제 창단은 끝났다. 앞으로의 과제는 성장과 지속가능성이다. 충북도립극단이 충북 문화예술의 든든한 뿌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음 의회가 그 여정의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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