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이 이끄는 코스닥…우량주 투자 생태계 다진다

박신원 기자 2026. 6. 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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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1부 리그, 70곳만 진입
올해 전기전자 48%↑ 제약 12%↓
반도체 비중, 바이오 턱밑 추격
AI 랠리에 주도주 지형도 재편
최상위 리그 희소성 높여 차별화
장기자금 유입 확대 기반 마련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7.64포인트(1.58%) 오른 8864.24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13.28포인트(1.30%) 오른 1031.96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코스닥 승강형 세그먼트 개편의 핵심은 단순한 시장 구분이 아니라 코스닥을 대표할 수 있는 우량 기업군을 별도로 육성하는 데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 주도주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우량 기업군을 별도 리그로 묶으면 기관투자가의 장기자금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소가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엄 편입 기업 수를 당초 논의되던 100여 개 수준보다 더 줄여 70개 안팎으로 압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금융 당국과 거래소 내부에서는 프리미엄 리그 규모를 100개 이상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최상위 리그 기업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제도 도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량 기업을 선별해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데 편입 대상이 늘어나면 사실상 기존 코스닥150과의 차별성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프리미엄 리그가 안착할 경우 단순한 시장 구분을 넘어 코스닥에 장기자금을 끌어들이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시장에서 반도체 중심 패시브 자금 유입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던 것처럼 코스닥 역시 대표 우량주 중심의 투자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상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코스닥시장의 주도 업종 변화도 자리하고 있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내 건강관리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올해 1월 31.8%에서 이달 15일 기준 25.31%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반도체 업종 비중은 15.77%에서 24.71%로 확대됐다. 과거 바이오 중심 시장으로 인식됐던 코스닥이 AI·반도체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우량 기술주 중심의 대표 리그를 만들 수 있는 여건도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연초만 해도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은 200조 4920억 원으로 반도체(99조 4586억 원)의 두 배 이상이었다. 그러나 불과 6개월 만에 건강관리와 반도체 시가총액은 각각 146조 8524억 원, 143조 3320억 원으로 격차를 바짝 좁혔다. 에프앤가이드의 구분에 따르면 건강관리 업종에는 셀트리온제약·인벤테라·동국제약 등 315개 종목이 포함된다. 반도체 업종에는 리노공업·동진쎄미켐·HLB원익홀딩스 등 152개 종목이 있다.

코스닥시장의 주도 업종이 바뀐 배경에는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닥 업종에서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다. 반면 바이오 업종은 차익 실현 매물과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거시적 환경도 부정적 요소다.

실제 한국거래소 업종 지수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확인됐다. 코스닥 전기·전자지수는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48.07%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제약지수와 의료·정밀기기지수는 각각 12.62%, 7.91% 떨어졌다. 코스닥지수 전체 상승률인 11.51%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이는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지난해에는 제약지수가 40.13%, 의료·정밀기기지수가 33.75% 상승하며 전기·전자지수 상승률(24.54%)을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에서도 반도체 중심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서 바이오 기업들이 밀려난 만큼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이 힘을 내줘야 코스닥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코스닥 내 반도체와 건강관리 업종의 추세 전환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권순철 기자 kssunch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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