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시중은행 금리도 34년 만에 최고 수준(종합)
우에다 총재 불참 등 놓고 뒷말도…"美 베선트 장관이 일본은행 그림자 총재"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조성미 특파원 = 일본은행이 지난 16일 31년 만에 기준금리를 '1% 정도'로 인상하면서 시중은행의 예대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가계와 기업이 은행 예금으로 받는 이자와 대출 이자가 동시에 오르면서 득과 실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이 17일 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에 따라 일본 대형은행인 미쓰비시UFJ, 미쓰이 스미토모, 미즈호 등 3개 은행은 오는 8월 3일부터 보통예금 금리를 0.3%에서 0.4%로 올린다고 밝혔다.
미쓰비시UFJ와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의 경우 1992년 8월 이후 34년만, 미즈호 은행은 합병으로 출범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지난 2024년 3월 당시 보통 예금 금리가 0.001%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00배가 되는 셈이며, 사실상 일본의 장기불황 시기 이후 최고 금리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오는 10월부터 인상된 금리가 반영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비교 진단 서비스 '모게체크' 운영사 MFS에 따르면 대출금 5천만엔(4억7천만원), 상환기간 35년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1%에서 1.25%로 오르면 매월 상환액은 약 5천900엔(5만5천원) 증가한다.
예대금리 인상으로 인한 득실을 따져보면 가계의 경우 대출 이자 증가분보다 예금 이자 수입 증가분이 더 크다는 추산이 나왔다.
![일본은행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7/yonhap/20260617174208135yyid.jpg)
미즈호 종합연구소는 금리 인상으로 가계는 연간 총 1조엔(9조4천억원)의 이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가구당 2만엔(19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득실은 예금이나 대출 규모에 따라 달라지며, 일반적으로 금융자산이 많은 고령층은 예금 이자 수입 증가로 인해 혜택이 커지지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많은 젊은 층에서는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기업의 경우는 경영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즈호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으로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져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일본 기업의 경상이익을 1%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자본금이 1천만엔(9천400만원) 미만인 중소기업으로 한정하면 이익 감소 폭은 약 7%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전날 단행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일본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입김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라는 해설을 내놨다.
닛케이는 "해외 시장 관계자들로부터는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일본은행의 그림자 총재'라는 말이 나온다"며 지난달 방일한 베선트 장관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만나 기준금리 인상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행이 인상을 주저하면 일본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할 수 있고 나중에 급격한 인상을 할 경우 시장·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닛케이에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방일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도 만나 같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우려가 금리 인상에 소극적이던 다카이치 내각과 정권의 의중을 살피던 일본은행이 인상을 결정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닛케이는 해설했다.
교도통신은 또 기준금리를 올린 전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우에다 총재가 입원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회의 며칠 전 밝혔을 때 일본 정부 측에서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상당한 놀라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우에다 총재가 다음 달 참석할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는 위원 교체에 따라 금리 인상에 신중한 위원이 현재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며 향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무난히 실행될지는 안갯속이라고 관측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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