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1배 미만’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의무화 추진… 중소 상장사 부담은 과제
민주당 이훈기·김현정·안도걸 의원,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계류
실효성 확보 논란·코스닥 상장사 전담 인력 부족한 실정

코스피 8000시대가 열렸지만 국내 증시의 저평가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이에 국회에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 기업에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며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과 적용 범위를 두고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PBR 1배 미만 기업에 기업가치 제고계획서 작성·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총 3건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김현정·안도걸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세 법안 모두 2개 사업연도 이상 연속해 PBR이 1배 미만인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계획서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이 저평가 원인과 개선 방안을 투자자에게 설명하도록 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1배 미만이면 저평가 기업으로 여겨진다.
법안별로는 적용 대상과 공시 내용에 차이가 있다. 이훈기 의원안은 저PBR 기업이 자본구조와 자금조달 비용 등을 스스로 진단하고 개선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도걸 의원안은 PBR 1배 미만에 더해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 8% 미만 요건을 추가해 적용 대상을 저수익·저평가 기업으로 한정했다. 단순히 시장 평가가 낮은 기업이 아니라 수익성과 기업가치가 모두 부진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김현정 의원안은 ‘PBR 1배 미만’ 기업에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취득·소각, 사업구조 개선 계획 등을 기업가치 제고계획서에 포함하도록 하고, 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의 경우 1억원 이하 과태료가 실질적인 제재 수단으로 작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1억원은 유사한 공시 의무 위반에 적용되는 기존 과태료 체계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설정한 금액”이라며 “과태료가 있어서 실효성이 생긴다기보다 기존 거래소 자율공시를 법상 의무공시로 전환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형 상장사의 부담도 쟁점으로 꼽힌다. 대기업과 달리 상당수 코스닥 상장사는 전담 IR(기업설명) 조직이나 공시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의무를 부과할 경우 행정 부담이 상대적으로 중소형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코스닥 상장사 같은 작은 기업들의 경우 공시와 IR, 홍보(PR), 회계 업무를 소수 인력이 함께 담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동일한 의무를 부과할 경우 중소형 상장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일정 규모 이하 기업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이나 차등 적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총액 수조원대 기업의 경우 과태료를 감수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시 의무 위반 자체가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만큼 오히려 대기업들은 대부분 이를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강혜원 기자 hyewon041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