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새 8억 뛰었다… 씨 마른 전세에 세입자 ‘비명’

안다솜 2026. 6. 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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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어 있는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제공]


임대차 물량 감소가 심화하면서 반년 새 수억원씩 오른 전세 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세제 개편 이후엔 전월세 가격의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해도, 실거주를 유도해도 전반적인 임대차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 들어 6개월 사이에도 전셋값이 수억원씩 오르며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아크로삼성' 전용 92㎡는 지난 3일 전세 보증금 25억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동일 평형 물건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17억원에 신규 세입자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8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109.99㎡도 지난달 26일 보증금 17억5000만원에 신규 세입자를 받았다. 올해 2월(15억원) 체결된 계약과 비교해 2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비강남권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서구 염창동 'e편한세상염창' 전용 84.98㎡는 지난달 2일 10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최고 보증금 기록을 기록했다. 강서구에서 31~35평형대 아파트가 10억원대의 전세 계약을 맺은 건 2020년 강서 힐스테이트 이후 처음이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97㎡도 지난달 8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새로 받았다. 올해 1월 동일 평형 물건이 7억4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4개월 사이에 1억1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 감소에 따라 올 하반기로 갈수록 임대차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 규제마저 강화될 경우 임대차난을 해소할 뾰족한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수요자들의 정주여건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진 데다 신규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비거주 1주택자 규제까지 시행될 경우, 집주인이 실거주를 하든 매매로 내놓든 결국 임대차 물량 감소를 야기해 전월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전세 물건은 꾸준히 감소세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9396건으로, 1년 전(2만4914건)과 비교해 22.2%, 2년 전(2만8238건)과 비교해선 31.4% 줄었다.

가파른 전월세 가격 상승이 다시 매매가격을 끌어올린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토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1%포인트(p) 오르면 2년 뒤 매매가격은 0.98%p가량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 교수는 "최근 전셋값이 뛴 단지들은 대체로 신축 아파트로, 주거환경이나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져 선호도가 높고 그에 따라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신축 단지들의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이 매매가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구축 아파트 경우엔 거주 가치와 입지 가치가 구분돼 전세가와 매매가가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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