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꼴' 사령탑 홍명보-아기레 19일 과달라하라 결투 [2026 월드컵]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9일 오전 10시(이하 한국 시간)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양 팀 모두 1차전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긴 상황에서 이번 경기는 A조 1위와 32강 조기 진출팀을 가리는 분수령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7일 완전 비공개 훈련으로 멕시코전 맞춤 전술을 가다듬었다. 체코와 1차전 때 미흡했던 세트피스 보완에 집중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훈련하던 멕시코 대표팀은 1,000명이 넘는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숙소인 과달라하라 미드타운 힐튼 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빅 매치로 꼽히는 2차전은 홍명보와 하비에르 아기레, ‘닮은 꼴’ 사령탑끼리의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대결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감독 모두 레전드 스타 출신이다. 홍 감독은 수비수로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해 2골을 넣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를 이끌었다. 아기레 감독은 미드필더로 조국에서 열린 1986년 월드컵에 나가 멕시코 역대 최고 성적인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지도자로서도 비슷한 점이 많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실패의 쓴 잔을 마신 뒤 이번에 두 번째로 월드컵 지휘봉을 잡았다. 아기레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로 대표팀을 맡았는데 멕시코가 흔들릴 때마다 긴급 투입돼 ‘소방수’로 불린다.
두 감독 모두 강력한 카리스마와 엄격한 규율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원팀(One Team)' 철학을 갖고 있다.
자국 팬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던 것도 공통점이다. 홍 감독은 선임 과정의 불공정 때문에, 아기레 감독은 2002년, 2010년 두 차례나 16강전에서 패배해 ‘16강 전문 감독’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다.
축구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홍 감독이 단단한 수비 조직력과 공수 균형을 중시한다면 아기레 감독은 거친 몸싸움과 압박, 그리고 상대 전술에 맞춰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주는 임기응변에 능하다.

2차전은 두 사령탑의 지략 대결 뿐만 아니라 이강인과 아기레 감독의 ‘사제 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스페인 마요르카 시절 아기레 감독을 만난 이강인은 완전히 달라졌다. 탈압박과 패스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약점이던 수비 가담도 좋아져 ‘월드 클래스’ 스타로 변신했다. 아기레 감독은 지난해 12월 조 추첨 후 “아들 같은 이강인을 정말 좋아하지만 월드컵에서는 걷어찰 것이다"며 애정 섞인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무리 스타 출신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지난 대회 성적이 좋더라도 오늘 패배하면 따가운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월드컵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홍명보와 아기레, 두 감독이 펼치는 과달라하라 결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과달라하라(멕시코) =권종오 기자 kj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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