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피싱 전화 010으로 조작' 11억 챙긴 불법 중계소 총책 등 구속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발신 번호를 국내 휴대폰 번호인 '010'으로 조작해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불법 중계소 운영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총책 A(30대)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파주시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거점을 마련한 뒤 다량의 대포폰과 중계장비를 설치해 불법 중계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과 계약을 맺고 한국으로 걸려온 전화의 발신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휴대폰 번호로 바꿔준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발신 번호는 차단하거나 경계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휴대폰 번호가 표시되면 일반 전화로 인식해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들은 번호를 바꿔 주는 대가로 범죄조직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운영 장소를 수시로 옮겨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11억8,200만여 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특정하고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또 휴대폰 700여 대와 노트북, 와이파이 공유기 등 통신장비, 현금 7,000만 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타인 명의 유심이나 휴대폰을 개통해 넘기는 행위뿐 아니라 자택이나 차량 등에 중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는 경우도 중대한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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