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맞은 인도 바퀴벌레당 대표... Z세대 분노에 기름 부을까
20일 델리서 ‘교육장관 사퇴’ 무기한 시위 예고

인도 Z세대 시위를 이끌고 있는 ‘바퀴벌레 국민당(CJP)’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30)가 시위 현장에서 폭행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해자들은 집권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소속으로 지목됐다. 전국으로 번지는 청년 시위에 물리적 공격이 발생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인도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딥케는 15일 인도 북부 자이푸르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의 어깨에 올라타 무대로 이동하던 중 남성 5명으로부터 잇따라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했다. 딥케는 지지자들이 가해자들을 제압하려 하자 “나를 때린 사람에게 손대지 말아 달라, 우리를 공격하게 내버려두라”며 “폭력을 쓰는 것은 오직 약한 자들뿐”이라고 했다. 딥케는 시위 후 엑스(X)에 “우리는 비폭력적으로 시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슈토시 라나 바퀴벌레당 대변인은 X에 “가해자들의 얼굴을 확인하니 주요정당 소속이었다. 이 불량배들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할 것”이라며 해당 정당이 여당인 “BJP”라고 썼다. 경찰은 폭행에 연루된 5명을 연행했는데, 인도익스프레스는 이 중 한 명이 BJP의 모태 조직인 ‘인도민족봉사단(RSS)’ 소속이었다고 보도했다. 청년 시위를 향한 집권당의 반발이 드러난 것이다.
바퀴벌레당은 ‘공정의 배신’에 분노한 Z세대가 주축이 된 정치운동이다. 반복되는 국가시험 문제 유출, 이로 인한 학생 자살, 침묵하는 정부에 책임을 물어 다르멘드라 프라단 연방 교육부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당명은 인도 대법관이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라고 비하한 것을 풍자한 데서 비롯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12년 장기 집권과 취업난에 항의하는 성격도 띠고 있다.

바퀴벌레당은 6일 2,000여 명이 참여한 첫 시위에 이어 푸네 대학, 자이푸르에서 대규모 집회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자이푸르 시위는 경찰이 참가 인원을 800명으로 제한했지만, 실제 참가자 규모는 이를 웃돌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바퀴벌레당은 20일 첫 시위가 열린 델리에 다시 집결해 프라단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무기한 시위에 돌입한다. 프라단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현재까지 80만 명이 서명했고, 전국 각지의 시위 현장을 담은 영상 조회수는 4억 회를 넘어섰다고 아랍권 알자지라는 전했다.
무시로 일관하던 모디 총리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13일 X에 “(자신이 집권한) 지난 12년간 청년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갔다”며 “우리 정부는 청년이 스스로 이끄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썼다. 다만 모디 총리는 청년 시위나 프라단 장관의 사임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노이= 정지용 특파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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