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사채'로 살인적 이자 뜯어낸 불법사금융업자 구속
정상 거래 가장한 '상품권 예약판매'…돈 안 갚으면 사기 혐의로 허위 고소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변종 불법 사채인 '상품권 예약판매' 수법으로 수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채무자를 협박한 불법사금융업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대부업법 위반 및 무고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경찰은 A씨의 범행을 도운 공범 40대 여성 B씨를 비롯해 총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불법 고금리 사채업 광고' 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7/yonhap/20260617140938096qayl.jpg)
A씨는 지난 1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피해자들에게 소액의 급전을 대출해 준 뒤 상환 시점이 되면 더 큰 금액의 상품권으로 되돌려받는 '상품권 예약판매 수법'으로 불법 이자 수익을 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기간 113명에게 335차례에 걸쳐 2억 2천여만원을 빌려주고, 연이자 240%~1만8천%를 적용해 해당 채무액만큼을 상품권으로 받아 7천여만원을 챙겼다.
피해자가 30만원을 빌렸을 경우 일주일 뒤 갚아야 할 상품권 액수는 50만원으로, 통상적인 연이자로 환산하면 3천476%에 달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해자들의 대출액은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200만원 상당으로, A씨는 일반 사채 시장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범행을 지속했다.
상품권 예약판매는 겉으로는 상호 합의된 정상적인 거래형식을 갖추고 있었지만, 실상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궁박한 처지를 악용해 돈을 뜯어내는 불법사금융과 유사했다.
피해자들은 상품권 예약판매와 관련한 광고를 보고 A씨에게 연락한 뒤 그의 지시에 따라 상품권 거래 사이트에 "상품권 팝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A씨가 피해자가 쓴 글에 "제가 살게요"라는 댓글을 달고, 마치 상품권 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돈을 송금하는 식으로 대출을 해줬다.
이후 A씨는 피해자가 약속한 날짜까지 자신이 정한 높은 이자율을 매긴 액수만큼의 상품권을 보내지 않으면 불법 추심을 시작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7/yonhap/20260617140938270wyim.jpg)
전화 통화나 문자 메시지로 폭언과 욕설을 하며 겁을 주고, 그래도 갚지 않을 경우 "(피해자가) 돈만 받아 챙기고는 판매하기로 한 상품권을 보내주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로 경찰에 허위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로부터 피소된 피해자는 39명으로 집계됐다.
협박과 처벌이 두려웠던 피해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채무를 상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사채를 이용한 30대 여성이 지난 4월 1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같은 사실이 지난달 18일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해 A씨를 출국금지조치하고 추적에 들어갔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A씨는 최근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지난 16일 법원으로부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으며, 공범인 B씨와 다른 관련자들을 형사 입건했다.
A씨는 경찰에서 "주변에서 상품권 예약판매를 하는 것을 보고 범행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벼랑 끝에 몰린 서민을 대상으로 악질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특히 불법 추심에 공권력을 이용하기까지 해 죄질이 나쁘다"고 했다.
한편 경찰이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후 A씨가 낸 사기 고소 사건에 관한 수사는 모두 중지됐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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