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오현규, 자극받은 조규성…멕시코전에선 누가 해결사?[여기는 과달라하라]

황민국 기자 2026. 6. 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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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왼쪽)가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체코과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홍명보호의 순항이 걸린 멕시코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골잡이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홍명보호에서 공격의 세 번째 옵션이었던 오현규(베식타시)가 월드컵 데뷔전이었던 체코전(2-1 승)에서 역전 결승골을 쏘아 올리면서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오현규는 경기 당일 38도 고열을 참고 뛰었지만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체코의 골문을 열었다.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도 골 맛을 봤던 오현규는 이제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자신이 통한다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그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릴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공동 개최국 멕시코를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골을 넣는 게 내 임무”라고 단언할 정도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손흥민(LAFC)이 왼쪽 날개로 내려가는 대신 오현규가 최전방에서 선발로 출전해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미국 원정부터 최전방에 배치되는 이른바 ‘손톱’으로 본격적으로 뛰었을 뿐 측면이 더 익숙한 선수다.

조규성이 지난달 31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현규의 골은 벤치에 앉았던 또 다른 공격수를 자극했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신데렐라’로 불렸던 조규성(미트윌란)이다.

큰 키(189㎝)를 살린 고공 폭격이 일품인 그는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 축구 선수로는 처음 멀티골을 터뜨린 선수다. 페널티지역에서 누구보다 강점을 갖고 있는 그는 날카로운 크로스만 연결하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조)규성이가 체코전을 뛰지 않았다고 몸 상태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술적 선택이었을 뿐 스스로 누구보다 잘 준비하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더군다나 조규성은 간절함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2024년 이탈리아에서 받은 무릎 수술의 합병증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올 때까지 걸린 시간이 448일. 다시 골 맛을 보는 데에는 493일이 필요했다. 그 사이 몸무게가 12㎏이나 빠지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꾸준한 훈련으로 근육 10㎏을 늘리며 몸을 다시 빚었다. 다시는 선수로 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싸웠던 그는 두 번째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몸과 마음도 모두 강해졌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이었던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선 멀티골을 넣으며 준비를 마쳤다.

멕시코전에서 누가 선택을 받을지는 역시 ‘홍심’에 달렸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체코전에선 상대 선발 라인업의 장신(평균 188㎝)을 감안해 손흥민의 교체 카드로 조규성 대신 오현규를 선택했다. 하지만 1차전 베스트 일레븐 기준 우리(181.7㎝)보다 작은 멕시코(평균 180.4㎝)를 상대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을 앞두고 세트피스 훈련에 적잖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조규성은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조규성은 “난 공격수도, 수비수도 될 수 있다”며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멕시코전에서 최전방 골잡이로 출전 기회를 다투는 두 선수가 사실 군 복무(김천 상무)를 하면서 한솥밥을 먹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조규성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현규는 재능이 뛰어나고, 늘 성실하게 훈련해 ‘얘는 무조건 크게 된다’고 생각했다”며 “가진 것도 많다. 스피드와 힘, 저돌적인 플레이까지 나보다 한 수 위지만, 그래도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움직임과 마무리는 내가 더 자신 있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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