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다음은 이것?…췌장암 게임체인저 등장

송연주 기자 2026. 6. 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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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변이 한 번에 잡는 '범-KRAS' 기술 화제
난공불략 전이성 췌장암 생존 기간 2배 늘려
레볼루션 외에도 릴리·베링거 등 빅파마 연구
[서울=뉴시스] 최근 세계 최대 암학회(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난공불략의 질환인 췌장암의 생존기간을 2배 늘린 연구가 발표되면서 '범-KRAS(pan-KRAS) 억제제' 기술이 부상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최근 세계 최대 암학회(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난공불략의 질환인 췌장암의 생존기간을 2배 늘린 연구가 발표되면서 '범-KRAS(pan-KRAS) 억제제' 기술이 부상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미국 레볼루션 메디신이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린 RAS 억제제 신약 '다락손라십'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췌장암은 가장 치명적인 악성 종양 중 하나로, 표준 화학항암제에 대한 내성, 높은 사망률이 특징이다.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다락손라십 경구제 투여군(248명)과 화학항암제 투여군(252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비교 평가한 결과, 다락손라십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OS)은 13.2개월로, 화학요법 투여군 6.7개월 대비 약 두 배 길었다. 사망 위험을 60% 줄이고 생존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렸다.

질병의 진행 없이 유지된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도 다락손라십 투여군은 7.2~7.3개월로 화학요법군 3.5~3.6개월의 두 배 수준이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31.6~33.2%로, 화학요법군(11.2~11.8%)을 크게 웃돌았다. 환자 3명 중 1명꼴로 종양 크기가 의미 있게 감소한 셈이다.

다락손라십의 경쟁력은 특정 KRAS 변이만 겨냥하는 기존 KRAS 억제제와 달리 여러 KRAS 변이를 한 번에 공략하는 pan-KRAS 플랫폼에 있다. KRAS는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 주요 고형암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 중 하나다. 암세포 성장 신호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데, 이 회사 기술은 KRAS G12D, G12V, G12R 등 다양한 RAS 변이를 공략한다.

췌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RAS 변이가 발견된다는 점에서 pan-KRAS 기술의 시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췌장암뿐 아니라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등 다른 RAS 변이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pan-KRAS 억제제가 성공하면 수십만명 규모 환자군으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

다른 빅파마도 pan-KRAS 억제제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비만치료제로 유명한 미국 일라이 릴리는 현재 KRAS 변이 고형암을 대상으로 'LY4066434'의 임상 1상 중이다. 이 약 역시 KRAS G12D, G12V, G12C, G12A, G12S, G13D 등 광범위한 KRAS 변이를 동시에 표적하도록 설계됐다.

베링거인겔하임은 BI-3706674를 임상 1상 단계에서 연구 중이다. KRAS G12V 변이와 KRAS 증폭 환자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한 바이오 기업의 연구소장은 "이번 ASCO에서 범-KRAS 억제제가 화제가 되면서 앞으로 더 각광받을 전망"이라며 "많은 RAS 변이를 한꺼번에 잡은 유망한 기술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GLP-1 비만치료제 이후 가장 큰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누가 pan-KRAS를 먼저 상용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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