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 ‘생애 첫 투표권’ 고3 교실 돌며 대선후보 책자·명함 뿌린 전직교사 벌금형

한기호 2026. 6. 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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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호별 방문…벌금 200만원형
피고 “위법 인식 없어” 재판부 “반성없이 책임회피”
지난 2025년 5월 1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책자형 선거공보물 발송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6·3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라남도 모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을 돌며 소속정당 후보자 홍보물·명함을 뿌린 배포한 전직 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생애 첫 참정권을 행사할 학생들에게 불법선거운동으로 영향을 끼친 셈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장우석 부장판사)는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제21대 대선 특정 후보 선거사무원으로 활동한 A씨는 지난해 5월 23일 오전 전남 화순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고3 모든 학급(9개) 교실 학생들에게 선거 정책공약 관련 인쇄물과 후보 명함 270매를 배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투표권이 있는 3학년 학생들의 교실에만 인쇄물 등을 배부했고, 학급마다 일찍 등교해 있던 학생들에게 ‘이를 학우들에게도 나눠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 운동을 위해 호(戶, 특정 가능 인원이 머무르는 비공개 장소)별로 방문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A씨는 “미래 세대인 학생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촉구시키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알리려는 순수한 동기”라며 “인쇄물을 봉투에 넣는 과정에서 대선후보 명함 사본이 몇장 들어가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 선거법 위반이란 인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투표권을 처음 행사하는 고3 학생들을 상대로 이뤄진 선거범죄로 올바른 선거 문화를 배워나가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전직 교사로서 학생들을 상대로 위법한 선거운동을 하고도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며 책임 회피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범행의 사실관계는 일부 인정하고 있고,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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