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보면 결국 고학력자" vs "일머리는 학벌 무관"…SK하이닉스 학력 제한 철폐에 의견 분분

김종민 기자 2026. 6. 1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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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사진은 2025년 4월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모형이 전시돼 있는 모습. 2026.06.12.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SK하이닉스가 향후 모든 채용 절차에서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은 기대와 회의론으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반인공지능(AGI) 시대에 걸맞은 혁신적 조치라는 환영이 나오는 반면, 실질적인 채용 결과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시작되는 신입사원 수시채용부터 기존 채용 공고의 '4년제 학사 학위 이상 지원 가능'과 같은 학력 기준을 전면 삭제했다. 지원자의 경험과 직무 역량, 기업문화 적합성만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채용은 차세대 반도체 설계 등 주요 직무를 대상으로 세 자릿수 규모로 진행되며, 서류 접수는 오는 23일까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대기업의 채용 기준 변화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의견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학벌 위주 사회의 폐단을 지적하며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네티즌은 "일은 시켜봐야 안다"며 "학력과 스펙이 좋다고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며, 뺀질거리고 일 안 하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똑같다"고 꼬집었다. 해외 빅테크 기업 근무 경험이 있다고 밝힌 또 다른 네티즌은 "MBA나 박사, 명문대 출신이 개뿔도 필요 없더라"며 "일머리는 학벌과 무관함을 느꼈고, 대학 졸업증이 인생의 마지막 전성기인 폐급들을 너무 많이 봤다"고 공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에 지지를 보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 회장은 최근 스스로 질문하는 '생각 근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적응 근육', 협업을 위한 '공감 근육' 등 3대 근육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일론 머스크도 학력을 보지 않는다"며 "학력은 무소용이며 최 회장의 선견지명이 놀랍다"고 적었다.

반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학력 제한을 없애더라도 최종 선발 단계에서는 결국 고학력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네티즌은 "기업의 블라인드 채용은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결국 뽑아보면 고학력 고스펙자인 게 팩트"라며 "살아온 노력의 과정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면접에서 티가 날 수밖에 없고, 말과 글로 자신을 어필하는 지능적인 부분에서 고스펙자를 이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학력을 안 본다고 했지 능력을 안 본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채용 문턱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뒤를 이었다.

전형 과정의 현실적인 한계를 짚은 의견도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자기소개서만 읽어봐도 90% 이상은 알 수 있다"며 "생기부와 특기사항만 봐도 특목고, 자사고인지 시골 일반고인지 구분이 가능하다"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력서 내용을 보면 학교를 안 적어도 다 보인다"며 블라인드 채용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직무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연구직과 생산직의 직무 성격이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연구직 같은 경우는 대학에서 배워야 가능한 게 있기 때문에 학력을 보게 되어 있고, 생산직은 학력을 안 봐도 무방하다"며 직무별 차등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과거 사례를 들어 이번 조치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다른 대기업 사례를 언급하며 "수십 년 전에 도입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제도"라며 과거의 유사한 시도들이 정착되지 못했던 사례를 상기시켰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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