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직접·위탁·응급검사 등 검체검사 보상 세부 개편안 추가 검토
내과계 "검사재정 재배분, 특정 분야 아닌 모든 의료기관에 균형 있게 돌아가야"
병원계 "상대가치 개편만으로 한계…보상 총량 확대와 환산지수 개선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보건복지부가 검체검사 수가 개편 과정에서 직접검사와 위탁검사, 응급검사 등 세부 쟁점을 추가 검토하고, 검사수가 조정으로 확보되는 재원이 실제 필수·지역의료에 투입될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검사수가 재배분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지 않고 모든 의료기관에 균형 있게 돌아가야 한다며 정부 재정지원 확대와 환산지수 개편도 함께 요구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17일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재원 확보를 위해 과보상 지적을 받아온 검체검사와 CT·MRI 수가를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검체검사는 위탁관리료(10%)를 폐지하고 검사료를 위탁기관·수탁기관에 분리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며, CT·MRI 역시 품질 중심 보상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2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해 응급·수술·분만·소아 등 필수의료와 진찰료·입원료 인상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내과의사회 "검사재정 재배분 시 모든 의료기관 균형 있게 혜택 받아야"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조원영 대한내과의사회 총무이사는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필수의료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 재정지원 확대와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균형재정의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의료기관은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고 유지하는 곳인 만큼 정부가 재정과 정책 지원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병원에 대해 "정부 입장에서 가장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라며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건강보험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를 언급하며 정부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2029년이면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며 "정부지원금도 최근 3년간 법정 기준인 20%를 지키지 못하고 14.3%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의료기술과 고가 치료제, 희귀질환 치료제가 계속 도입되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의료비를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시각보다는 적절한 투자를 통해 환자 복지와 의료의 질을 높인다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가 개편 과정에서 검체검사와 영상검사에 대한 평가도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조 이사는 "검체와 영상이 과보상 영역으로 분류됐지만 과거 청진기 중심 진료와 달리 현재의 검체·영상검사는 진료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진찰료와 분리해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진료 과정 속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논의되고 있는 의원급 위탁검사 구조 개편과 관련해 "의원급 위수탁에 따른 재정 이동 규모가 7000억원 가까이 된다"며 "재정 이동을 통해 저보상 영역을 보상하더라도 모든 의료기관이 균형 있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검사 질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위탁검사기관은 질 관리를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환자 만족도와 결과에 대한 평가는 결국 결과를 설명하는 주치의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진찰료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찰 중심 보상을 강화하면 일부 본인부담이 증가할 수 있지만 국민들도 진찰의 가치를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며 "진찰 후 처방이 없으면 진찰료를 내기 아깝다고 생각하는 인식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필수의료 인력난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는 환자 중심 의료가 가능하지만 몇 년 후에는 치료할 의사가 없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내과는 필수의료의 마지막 보루인데 학생들 사이에서 '돈을 많이 버는 과를 가려면 내과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농담이 돌 정도로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과가 무너지면 의료계 전체에 '퍼펙트 스톰'이 올 것"이라며 "보상 문제뿐 아니라 사법 리스크와 민·형사상 부담 등 복합적인 문제가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상급종합병원의 기능 재정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 이사는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할 것인지, 일부는 고난도 전문진료 중심 기관으로 특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재원과 인력을 차등 배분하지 않은 채 모든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면 의사 부족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진료 문제에 대해서는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아외과, 소아신경과, 소아마취과 등 종합병원 차원의 지원 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물론 입시생들까지 의료개혁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며 "좋은 취지의 정책이 실제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붕괴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종합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직접·위탁·응급검사 세부안 추가 검토…필수의료 투자 효과 높일 것"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의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향후 세부 설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필수·지역의료 중심의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직접검사와 위탁검사, 응급검사 등 세부 쟁점을 추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유 과장은 "오늘 여러 전문가들이 방향성에 동의하고 정책이 잘 실현되기를 기대해 준 만큼 정부도 마지막 세부 설계를 더욱 정밀하게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공급자 중심 방식이 아니라 현장의 다양한 의료진과 환자, 소비자 입장에서 정책이 어떻게 작동할지를 면밀히 살펴가며 세부 내용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검체검사 수가 개편과 관련해 "검체검사의 위탁·자체검사 형태, 응급검사 등 세부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 이번 발표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이러한 사항들을 면밀히 살피고 실제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후속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수가 조정 과정에서 필수진료 분야에 대한 보상 강화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수가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재원이 실제 필수진료 영역에 더 많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고, 검사 역시 진찰과 치료의 일부라는 점을 고려해 적정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기관 기능과 성과를 반영하는 보상체계 구축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과장은 "현재 기본 수가 체계는 의료기관의 기능이나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지는 않다"며 "이 때문에 후단에서 성과보상 방식으로 질 관리가 가능하도록 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 기능이 보다 명확하게 분화돼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과 포괄 2차병원 지원사업, 다양한 시범사업들을 의료질평가 체계와 연계해 성과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본사업화 작업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가체계 개편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 입장에서 상대가치점수나 환산지수 같은 개념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며 "실제로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 각종 정책수가와 성과보상 등이 결합돼 최종적인 의료기관 보상이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상체계 곳곳에 존재하는 왜곡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보상의 무게중심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과장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재정 투입 확대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하려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건강보험 재정 내에서도 과다 지출이나 불필요한 이용에 따른 거품은 걷어내고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국고지원도 필요하다"며 "제도적 문제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재정이 투입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투자 효율화와 국고지원 계획도 정부 차원에서 함께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 과장은 "필수·지역의료 중심의 보상체계 개편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병원계 "상대가치 개편 공감…환산지수 불균형도 함께 풀어야"
박진식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상대가치 개편이 지역·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핵심 과제라고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환산지수 불균형 해소와 전체 보상 규모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현재 지역 필수의료 공백의 원인으로 의료 분야별 보상 격차를 지목했다. 그는 "어떤 영역의 의료는 공급이 과잉인 반면, 어떤 영역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결국 상대적인 보상체계의 문제가 현재의 공백 사태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증·응급·저빈도 의료에 대한 장기적인 저보상 구조를 이번 상대가치 개편을 통해 개선하고, 지역가산과 취약지가산, 저빈도 의료 및 응급의료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방향성에는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대가치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백 문제는 상대적인 보상 수준 차이뿐 아니라 절대적인 총보상 규모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측면도 있다"며 "비효율로 인해 발생한 저보상 구조를 극복하려면 전체 보상 파이가 충분히 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대가치 개편과 함께 환산지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해 최종 보상액이 결정된다"며 "예를 들어 상대가치점수 1000점짜리 진료를 병원에서 제공하면 환산지수 83.3을 적용해 8만3800원을 받지만, 한방병원은 환산지수 104.3을 적용받아 10만430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상대가치가 적용되더라도 종별 환산지수가 약 25% 차이 나는 상황에서는 상대가치를 아무리 조정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남는다"며 "전체 보상체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환산지수의 균형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의과 진료를 제공하는데 한방병원에서 의과 진료를 제공하는 것보다 약 25% 적은 보상을 받는 구조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대가치를 조정한 이후에도 특정 영역이나 특정 종별에 과도한 보상이 발생하는 또 다른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최근 비급여 관리 정책과 상대가치 개편을 별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부회장은 "의과 영역에서는 관리급여 체계 도입으로 상당수 비급여 항목이 관리급여로 편입되면서 보상체계 측면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번 절대 보상 규모 확대에는 이러한 손실을 일부 보전하는 성격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가치 개편과 환산지수 문제, 비급여 개편 과정은 모두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이뤄지는 보상체계 개편으로 봐야 한다"며 "중증·응급·저빈도 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환산지수 불균형과 비급여 보상체계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완충할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과계 "응급·외과 인력난 여전…필수의료 지원 확대 주문"
배정민 영남대병원 외과 교수는 지역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응급실부터 수술실·중환자실·병실로 이어지는 필수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수가체계 개편과 필수의료 강화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기대도 나타냈다. 배 교수는 "오늘 논의된 정책 방향이 지역의 응급실부터 수술실, 중환자실, 병실에 이르는 필수의료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병원 경영진이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 필요한 의료진을 충분히 충원하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정책이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제도 개선 과제로는 평가체계 개편을 제안했다. 그는 "권역응급의료센터 평가나 상급종합병원 평가 과정에서 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분야의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 연계 기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능 중심 평가가 확대된다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와 최종치료 역량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외과뿐 아니라 내과 역시 의료진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주요 진료과들이 함께 정책적 지원을 받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민우 교수 "단기 개편 넘어 환자 가치·성과 반영하는 혁신적 보상체계 논의해야"
조민우 울산대학교 교수는 정부의 건강보험 상대가치 개편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인구구조 변화와 의료의 질·성과를 반영하는 새로운 보상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상대가치 제도는 의료행위에 투입되는 업무량과 자원을 기준으로 보상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국내에서는 초기 설계 과정에서 기존 관행 수가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원가와 자원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검사 분야 등 일부 영역에서 원가 대비 높은 수익 구조가 형성되는 불균형이 발생했다"며 "최근 검사 분야 원가보전율이 190% 수준까지 나타난 만큼 제도 취지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정책수가와 지역 가산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도 지역 간 의료환경 차이를 반영하는 조정계수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 가산과 공공정책수가 확대는 수가체계를 현실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조 교수는 "현재 행위별 수가제는 인구 증가를 전제로 설계된 제도"라며 "인구 감소로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부족과 무의촌 문제가 나타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 지역에서도 의료체계가 유지될 수 있는 혁신적인 보상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상대가치는 비용과 자원은 반영하지만 환자 가치나 사회적 가치는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의료기관의 기능과 성과, 환자 건강 수준 향상 기여도를 평가하는 가치기반 의료(Value-Based Healthcare)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되는 상대가치 개편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인구구조 변화와 의료의 질, 성과, 환자 가치를 함께 반영하는 새로운 보상체계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