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선관위원들 “투표 용지 부족 사태 설명 못 들었다”

6·3 지방선거 투표 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17일 사무실 설치를 마치고 수사를 본격화했다.
합수본은 전날(16일) 서울중앙지검 14층에 수사 인력 27명이 근무할 사무실과 내부망 설치를 마쳤다. 합수본에는 김태훈 중앙지검 3차장이 본부장을, 김형원 공공수사2부장이 부본부장을 맡는 등 검찰에서 검사 6명과 수사관 6명 총 12명이 합류했다. 경찰에서는 부본부장인 고태원 총경 등 15명이 합수본 파견 근무를 한다.
다만 합수본은 이날은 별도 참고인 조사 없이 지난 11~13일 강제수사로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시·송파구·강남구·서초구·광진구·동작구 선관위 등 7곳을 압수수색해 중앙선관위 서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전날(16일) 합수본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관리원이었던 지자체 공무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선거 당일 투표지가 부족해 투표 마감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곳이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과 실무진 조사를 마치면, 중앙선관위 노태악 전 위원장, 허철훈 전 사무총장, 위철환 상임위원 등 ‘윗선’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투표 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범죄의 고의성이 있는지를 입증하는 게 수사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투표 용지 부족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송파구 선관위는 사태가 발생한 지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외부 인사로 구성된 선관위원들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경위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선관위원 A씨는 본지 통화에서 “중앙선관위는 물론 서울시·송파구 선관위에서 투표 용지 부족 사태를 설명하는 자리는커녕 연락 한 통 없었다”면서 “선거 당일 개표 시작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와 달라고 해 개표장에 간 게 마지막이었다”고 했다. A씨는 “송파구 선관위원장에서 사임한 민소영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도 단체 메신저방에 사임한다는 말만 남기고 나갔을 뿐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송파구 선관위원인 B씨도 “이번 사태에 대한 선관위 설명은 전혀 듣지 못했다”면서 “난 선거 관련 업무에 대해 잘 모르는데 얼떨결에 맡게 된 것”이라고 했다.
송파구는 지방선거일에 22개 투표소에서 투표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이 중 14곳은 투표가 중단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경우 부족한 투표 용지가 추가로 이송되는 데에는 6시간이 걸렸다. 송파구 선관위는 선거 당일 오전 11시 40분에 서울시 선관위에 투표 용지 부족 시 대응 방안을 처음 문의했다. 그러나 서울시 선관위가 잠실7동 제2투표소에 투표 용지 200매를 보낸 시점은 오후 6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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