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여성·5·18 희생자·중국 혐오…죄의식 없는 조롱 위기감"

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 2026. 6. 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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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전문가가 바라 본 일베…봉하마을에서 부엉이 울음소리도
학생들 일베식 표현 사투리로 인식…"부끄러움 없어졌다"
"일베 혐오 놀이 소재, 역사적으로 추도하고 의미 기리는 죽음들"
MBC 'PD수첩' 방송 영상 캡처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이용자들의 혐오 문화가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권일 미디어사회학자는 16일 방송된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일베가 혐오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여성, 호남 사람들, 5·18 희생자들, 요즘은 중국"이라며 "그런 사람들에 대한 혐오가 굉장히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굳이 약자, 소수자, 희생자 이런 분들을 모욕을 하면서까지 자기들끼리 즐기는 게 바로 일베식 혐오"라며 "혐오가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놀이라고 해서 우리가 이것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는 잘못이라는 죄의식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점에서 일베식의 혐오가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밑동부터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일베 문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다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많이 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찬호 사회학자는 "과거에는 커뮤니티 안에 있는 사람들만 얘기했다면 지금은 곳곳에 (일베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오프라인까지 나와서 어떤 행동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어떤 것을 조롱하고 빈정거리는 것이 익숙해지면 어떤 것의 복잡한 서사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조롱해도 된다는 습관이 실제로 만들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MBC 'PD수첩' 방송 영상 캡처


실제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일부 청년들이 서거 장소인 부엉이 바위에서 부엉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고 동상 앞에서 일베 손 모양으로 인증샷을 남겼다고 한다. 지난해에도 일부 학생들이 단체로 모여 조롱성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학생들은 일베 사이트를 직접 이용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SNS를 통해 일베식 표현인 '~노', '이기야' 등의 표현을 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표현을 두고 전라도 또는 경상도 사투리라고 혼동하고 있었으며, 봉하마을을 전라도 지역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과거 일베 이용자였다가 전향한 30대 A씨는 "제가 일베 사이트를 했을 당시에는 부끄러운 거였다"며 "당시에는 배설을 하러 오는 곳이니까 다같이 부끄러운 자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부끄러움이 없더라"고 짚었다.

12년 전 단원고 교복을 입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조롱하는 사진을 게시해 실형 4개월을 선고받은 일베 이용자 A씨는 현재 32세 청년으로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다.

그는 당시 사건에 대해 "예상보다 굉장히 파급력이 컸다고 생각했다. 기분은 좋았다"며 "무죄나 무혐의였어야 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처벌이 이뤄진 것 같다. '죄인 맞으니까 수그려라'는 엄마의 가스라이팅이 있었다. 한국 사이트에 올리지만 않았어도 못 잡았을 텐데 그게 가장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MBC 방송 영상 캡처


이와 관련 조수진 변호사는 "일베에서 혐오 놀이를 하는 대부분 소재가 사람의 죽음"이라며 "개인의 죽음보다는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가 추도하고 의미를 기리는 죽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사건 같은 경우에는 국가가 안전을 지켜주지 못해서 추모하는 건데 그것을 희화화해서 웃음거리로 만듦으로써 나중에 그 친구들이 커서 접했을 때도 웃기게 되는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하고 무슨 의미를 기리겠느냐. 역사적인 죽음에 대한 혐오 표현을 규제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어떤 증거를 가지고 면밀하게 사회를 분석해서 내는 것보다는 어떤 사람들에 대한 조롱이라든지 혐오 같은 아주 간단한 멘트들이 쌓이고 쌓이는 것이 어떤 사람들의 인식과 인식을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그동안 이걸 놀이다, 유머다, 표현의 자유다, 이런 방패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사회적 대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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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 yoong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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