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기획] 야경 보고 밥 먹고…예천 원도심 바꿀 두 공원
도청신도시 2.3만 명 생활인구 끌어들일 복합 문화공간 실험 주목

경북 예천군의 원도심 공원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남산공원과 서본공원 정비사업은 단순한 노후 공원 개선을 넘어 원도심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 기반을 구축하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안병윤 예천군수 당선인이 제시한 체류형 관광과 치유·힐링형 지방정원 구상은 이러한 방향과 맞닿아 있다. 경북도청신도시는 2025년 4분기 기준 9천928세대, 2만3천16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40대 이하 비율이 76.7%, 평균연령은 34.8세다. 생활인구를 원도심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남산공원과 서본공원은 예천 관광과 도시재생의 새로운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남산공원, 야간관광과 체류형 관광의 실험장
남산공원은 예천 원도심 공원정책의 핵심 자산이다. 예천읍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지만 오랜 기간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예천군은 2001년부터 산책로와 운동시설을 조성해 왔지만 무학정 이전 이후 정상부에는 충혼탑만 남았고 시설 노후화와 접근성 한계로 방문객이 줄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예천군은 약 7만5천㎡ 규모의 남산 일대를 정원과 산책·휴식 공간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곤충을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와 경관조명을 도입해 낮과 밤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남산공원 명소화사업은 올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현재 조경과 기반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사업의 성패는 준공 이후에 달려 있다. 남산공원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야간 산책 프로그램, 가족 체험형 콘텐츠, 계절별 빛 축제, 곤충 미디어아트 해설, 어린이 미션 프로그램 등 운영 콘텐츠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특히 남산공원은 안병윤 당선인이 강조한 체류형 관광과 치유·힐링형 지방정원 구상이 가장 먼저 구현될 수 있는 공간이다. 방문객이 야경만 보고 돌아가는 구조에서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정원과 산책, 체험, 야간 콘텐츠, 원도심 상권이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연결된다면 체류시간과 소비가 동시에 늘어날 수 있다.
도청신도시 주민을 겨냥한 전략도 중요하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과 청소년,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저녁이나 주말에 찾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곤충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가족형 야간 산책, 주말 문화행사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예천군이 강점을 가진 곤충산업과 곤충생태원 콘텐츠를 남산공원과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곤충을 단순한 전시 소재가 아니라 교육과 체험, 미디어아트와 결합한 야간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면 다른 지역 공원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름철 야간 곤충 탐사 프로그램이나 어린이 자연학습 콘텐츠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 남산공원은 원도심 상권과 연계돼야 한다. 야간경관을 감상한 뒤 음식점과 카페, 전통시장, 골목상권으로 이어지는 소비 동선이 만들어질 때 공원 조성 효과가 지역경제로 확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차장과 진입도로 개선뿐 아니라 상권 할인 연계, 야간 운영 점포 확대, 주말 프로그램 운영 등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관광정책의 핵심은 '볼거리'보다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데 있다. 남산공원 역시 야경을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저녁 식사와 산책, 체험, 문화행사까지 이어지는 복합 체류공간으로 운영돼야 한다. 계절마다 다른 콘텐츠를 운영하고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지속적으로 찾는 생활형 관광지가 될 수 있다.

◆서본공원, 생활문화 거점으로의 전환
서본공원은 남산공원과 다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남산공원이 관광과 명소화 중심이라면 서본공원은 원도심 생활권을 연결하고 주민 일상 속 문화공간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서본공원은 지고개에서 문화회관 뒤편 야산 구간을 중심으로 조성된다. 이 일대는 그동안 시가지와 대심리 주거지역을 나누는 경계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주민 생활권을 연결하기보다 오히려 단절시키는 지형적 한계가 있었던 곳이다.
예천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원을 조성하고 문화회관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생활문화 거점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공원에는 광장과 잔디마당, 한천 전망데크, 운동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올 12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남산공원에 위치한 충혼탑이 최근 서본공원으로 이전됐다. 보훈가족의 접근성을 높이고 군민들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추모공간으로 기능을 하게된 것이다.
서본공원의 가장 큰 강점은 문화회관과의 연계에 있다. 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과 전시, 문화행사가 공원 공간과 결합될 경우 실내와 야외가 연결된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광장과 잔디마당을 활용한 야외공연, 가족 체험행사, 생활문화 프로그램 등이 가능해진다.
도청신도시의 젊은 세대 유입 측면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신도시 주민 상당수는 문화와 여가 수요가 높은 젊은 가족층이다. 서본공원이 공연과 체험,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원도심 방문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운영 방향 역시 중요하다. 단순한 휴식공간에 머문다면 기존 공원과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문화회관과 연계한 야외공연, 청소년 버스킹, 주말 가족 프로그램, 생활체육 활동, 한천 전망데크를 활용한 걷기 코스 등 주민 참여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특히 서본공원은 관광객보다 주민 이용 비중이 높은 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설 조성 단계부터 주민들의 생활 패턴과 이용 수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아침 산책과 운동, 퇴근 후 휴식, 주말 가족 나들이 등 일상적인 이용이 가능한 구조가 갖춰질 때 공원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문화회관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문화벨트 조성도 검토할 수 있다. 문화회관 공연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공원으로 이동하고, 공원 이용객이 다시 원도심 상권을 찾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면 서본공원은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지역경제와 문화활동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한천과의 연계성도 중요한 요소다. 전망데크와 산책로를 활용해 한천 수변공간과 공원을 연결한다면 주민들의 보행 동선이 확대되고 생활권 내 녹지 네트워크도 강화될 수 있다. 향후 자전거길과 걷기 코스, 건강 프로그램 등을 접목하면 생활밀착형 공원으로서의 기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본공원은 원도심과 대심리 주거지역, 문화회관, 한천을 연결하는 생활 동선의 중심축 역할도 맡을 수 있다. 주민들이 걸어서 이동하고 머물며 공연을 관람하고 휴식을 즐기는 공간이 될 때 단순한 공원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서본공원의 가치는 시설 규모가 아니라 활용 방식에 달려 있다. 생활문화와 휴식, 공동체 활동이 결합된 공간으로 운영될 경우 서본공원은 원도심 활성화와 생활인구 확대를 이끄는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남산공원이 외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관광 거점이라면, 서본공원은 주민과 생활인구를 머물게 하는 생활문화 거점으로 기능하며 원도심 재생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할 수 있다.
안병윤 예천군수 당선인은 "남산공원과 서본공원을 원도심과 도청신도시를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육성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함재봉 경국대 교수는 "공원 조성은 시작일 뿐"이라며 "운영 콘텐츠와 상권 연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원도심 재생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