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의 공백, 4~5kg 감량한 안현민이 준비한 ‘시즌2’ “더 빠르고 강한 타자될 것”

이정호 기자 2026. 6. 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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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안현민이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KT위즈 제공

두 달의 공백. 변신의 목적은 분명했다.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서다. KT 강타자 안현민(22)은 “몸이 다시 안정화되면 더 빠르고, 더 파워가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에 다친 것을 기회 삼아 변화를 줬다. 이런 변화로 남은 시즌도 조금 더 잘 치를 것이라하는 기대도 있다”고 강조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한 안현민이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컴백했다. 안현민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타율 0.365(52타수19안타)에 3홈런 1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던 안현민은 지난달 15일 창원 NC전에서 6회초 좌전 안타를 날린 뒤 1루 베이스를 도는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후 약 두 달만의 복귀다.

안현민은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 나가지 못해 막상 경기에 나가면 조금 떨릴 것 같다. 거의 비시즌을 쉬고 다시 스프링캠프를 하는 느낌이다. 나 혼자만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한 것 같다”며 웃었다.

입단 5년 차 안현민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KT 야수들의 줄부상 속에 시즌 초반 기회를 얻은 안현민은 타율 0.334에 22홈런 80타점 72득점을 올리며 단숨에 중심타선을 꿰찼다. 시즌 장타율(0.570)과 출루율(0.448)을 더한 OPS는 타자로서 최고 수준인 1.000을 넘겼다. 정규리그 MVP 후보로도 거론됐던 안현민은 신인왕을 수상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자마자 4번 타자까지 차지했다.

안현민은 이번 시즌 KT에서도 핵심 타자다. 이강철 KT 감독은 파워와 콘택트, 선구안을 고루 갖춘 안현민을 3번 타순에 세우기로 했고, 안현민은 부상 전까지 OPS 1.161, 득점권 타율 0.400 등 리그 정상급 타자 지표를 찍었다.

‘잘 나가던’ 안현민에겐 이런 부상은 낯설다. ‘금강불괴’ 같은 강철바디를 자랑하는 그는 외국인 타자를 떠올릴 만큼 크고 탄탄한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다. 지난 시즌 주전 도약 후 매 경기 그라운드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펼치고도 이렇다할 부상이 없이 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8월에는 수비 과정에서 종아리, 무릎 등을 크게 다칠 뻔한 적도 있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주전으로 도약 후 첫 부상에서 예상보다 회복 기간이 길어졌다. 안현민은 “사실 내 계획 상으로 빠른 복귀를 원했지만 부상 정도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시즌 중 짧지 않았던 두 달의 시간. 안현민은 좌절하기 보다 스스로를 재점검하며 재도약을 준비했다. 안현민은 “이전에는 다치거나 그러면 야구를 조금 멀리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는 야구를 거의 매 경기 챙겨봤다”며 “어쩌면 차라리 시즌 초반에 다치면서 몸을 다시 세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부상은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운동했다. 이번에 쉬면서 몸 관리나 훈련에서 내가 잘못하고 있었던 부분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모적으로 살짝 기른 머리에 펌을 한 헤어스타일, 그리고 턱선이 날렵해진 변화가 눈에 띄었다. 안현민은 “부상 예방 차원에서 4~5㎏을 감량했다”고 설명했다. 재활 기간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양도 줄이면서 음식 종류에도 변화를 줬다. 인스턴트 음식, 카페인 음료를 끊었다. 자주 즐기던 햄버거도 두 달새 한번도 먹지 않았다. 안현민은 “기름기 많은 음식을 안 먹으려고 신경썼다. 염증에 좋다는 생선이나 오리고기를 먹었는데, 생각보다 음식 조절을 하는게 재미가 있더라. 나한테는 잘 맞았다”고 밝히며 “언젠가 카페인이 필요한 시점이 오겠지만 재활할 때는 필요하지 않아서 안 먹었다. 그래도 제로 음료는 조금 먹었다”며 웃었다. 짧은 시간 리그 강타자 반열에 올랐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KT 안현민이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적시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T위즈 제공

이제 제법 여유도 생겼다. 안현민은 재활 기간 여러 도움의 손길도 잊지 않았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활약하다 지난 시즌 햄스트링 부상을 두 차례나 당한 동갑내기 KIA 김도영을 떠올린 안현민은 “(김)도영이가 꺼내기 싫었을 것 같은 경험담을 들려주며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 알려줘서 정말 고맙고 미안했다”며 “덕분에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주말 수원에서 KIA와 대결할 때 김도영과 재회를 앞둔 안현민은 “막상 만나면 ‘이렇게 돌아와서 도영이를 봐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 것 같다”고 했다.

또 빠른 회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도 고마워했다. 그는 “두 달간 구단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너무 많은 신경을 써주신 덕분에 최선의 재활을 마칠 수 있었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 구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이 내용으로 인터뷰 헤드라인을 장식하면 좋겠다”며 유쾌하게 이야기했다.

안현민은 복귀 첫날 선발 3번 타자 및 우익수로 출전해 결승타 포함 3타수1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뒤 안현민은 “부상으로 엔트리에 오랜 기간 빠져있으면서 팀에 미안했다. 그만큼 더 열심히 뛰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첫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몸에 아픈 부분 없이 잘 마쳤다는 점이 기쁘다. 타격에서도 중요했던 상황 속 타점을 만들어내며 승리에 조금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이제 그라운드에 돌아왔고 순위 싸움도 치열하니, 팀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게 돕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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