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갱단 천국' 아이티 방문…"국제사회 무관심 사과"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극심한 갱단 폭력에 시달리는 카리브해 아이티를 방문해 국제사회의 무관심에 대해 사과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16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주거 시설을 방문했다.
이 시설은 과거 '콜롬비'라는 이름의 학교를 개조한 곳으로, 갱단 폭력으로 인해 집을 잃은 1250명의 이재민이 살고 있다.
이 자리에서 네 자녀를 둔 한 여성은 "한 방에 50명, 10가구가 함께 지내며 사생활은 전혀 없다"고 호소했다. 옆집 주민은 빈대 문제와 아이들이 등교할 수 없는 상황을 털어놓았다.
구테흐스 총장은 "국제사회를 동원하지 못한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여러분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어왔는지 잘 알고 있으며, 나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말하건대, 갱단들이 아이티를 공포에 떨게 해왔고, 국가 기관들은 약화됐다"며 "하지만 가장 큰 수치심은 무관심, 즉 외면해 온 세계의 무관심"이라고 꼬집었다.
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는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암살당한 이후 본격적으로 무정부 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갱단은 포르토프랭스의 90%를 장악한 것으로 추정된다. 갱단은 주민들을 상대로 살인과 납치, 성폭력 등을 자행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이티에서 갱단 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5500명 이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해 갱단 소탕을 임무로 하는 1000명 미만 병력의 국제 갱단 진압군(GSF)을 승인한 바 있다. 향후 병력 규모는 경찰관, 군인을 포함해 55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GSF 배치가 치안 개선의 희망을 보여준다며 "수년 만에 드디어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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