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산업개발, CB 스왑으로 비오엑스 품었다…KH그룹 M&A '시동'

블루산업개발(옛 영풍제지)이 현금 지출 없이 전환사채(CB)를 활용한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친환경 포장재 기업인 비오엑스 인수에 나섰다. 대규모 무상감자와 액면분할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편한 직후, 본격적인 신사업 확장 및 인수합병(M&A)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넘버스 리그테이블 자체 집계시스템 '넘버스풀(Numbers Pool)'에 따르면, 블루산업개발은 이달 12일 25억원 규모의 제7회차 무기명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해당 CB의 인수자는 이지연 비오엑스 대표다. 사채 납입 대금은 현금이 아닌 이 대표가 소유한 비오엑스 기명식 보통주 4만5915주(주당 5만4448원)를 회사에 넘기는 대용납입(현물출자) 방식으로 진행한다.
비오엑스는 골판지 원단과 상자, 친환경 패키징을 생산하는 비상장 제조업체다. 이번 거래는 블루산업개발이 현금 대신 자사 사채를 내주고 비오엑스 지분을 확보하는 맞교환 방식이다. 보유 현금의 유출 없이 M&A를 성사시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외형 확장은 새 주인인 KH그룹 체제 안착과 맞물려 진행하고 있다. 블루산업개발은 지난해 10월 50여 년간 유지했던 영풍제지에서 현재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올해 2월에는 기존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질권 실행 조치를 거쳐 KH그룹 계열사가 출자한 피엠에이조합과 파일엔지니어링으로 대주주 변경을 완료하며 그룹 편입을 마무리했다. KH그룹의 총 지분율은 23.4%다.
KH그룹 계열사들은 블루산업개발에 기업 인수용 현금을 수혈하고, 회사는 이 돈을 투자조합에 출자해 M&A 전용 펀드를 구축하는 구조를 짰다. 실제로 블루산업개발은 올해 5~6월에 걸쳐 제4회차(80억원), 제5회차(150억원), 제6회차(100억원) CB를 연달아 발행하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 중 4·6회차는 최대주주인 피엠에이조합이 인수했고, 5회차는 KH그룹 계열사(KH필룩스 등)가 지분 대부분을 출자한 에스디비조합이 가져갔다. 당초 회사는 6회차 발행 시 현금 조달과 비오엑스 지분 스왑을 묶어 진행하려 했으나, 계획을 바꿔 현금 기반의 실탄 조달(6회차)과 현물출자를 활용한 M&A(7회차)를 분리해 진행했다.
조달 자금 중 운영자금을 제외한 28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의 신설 투자조합 출자에 배정했다. 회사는 4·5회차 자금(180억원)을 '더베스트조합'에, 6회차 자금(100억원)은 '아크조합 제1호'에 각각 분할 출자했다. 수백억원의 현금을 조합별로 쪼개어 결집시키고, 7회차는 현물출자 방식을 활용해 기업 인수를 구체화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M&A 전략을 펼친 것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와 별개로 내부적인 경영 효율화 및 본업의 실적 회복세도 뚜렷하다. 블루산업개발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매출원가율 하락과 판관비 통제 등 뼈를 깎는 비용 절감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영업 손익 개선과 더불어 재무 리스크도 털어냈다. 앞서 회사는 누적된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12주를 1주로 병합하는 대규모 무상감자를 마쳤다. 이어 유통 주식 수 확대를 위해 1주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단행하며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했다.
블루산업개발 관계자는 "투자조합 출자는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라며 "투자인 만큼 향후 성과에 따른 이익 향유는 물론 손실 리스크 역시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오엑스 인수에 대해서는 "당사는 제지 원지 제조에 주력해왔고 비오엑스는 특허권을 보유한 포장 전문업체"라며 "단순한 외부 투자를 넘어, 제지 부문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본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분 스왑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넘버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