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로 시작해 1선발까지···김진욱, 13번 등판마다 등산하듯 한 걸음씩 올라갔다

안승호 기자 2026. 6. 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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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이 지난 16일 문학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좌완 김진욱의 올시즌 첫 등판일은 팀이 시즌 5번째 경기로 창원 NC전을 벌인 4월2일이었다. 4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하던 김진욱은 2-0이던 5회 2사까지 잡아놓고 1실점을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투수로 바통을 받은 쿄야마가 승계주자 2명에게 모두 홈을 내준 탓에 4.2이닝에 실점이 ‘3’으로 불어났다. 기분 좋은 출발은 아니었지만, 김진욱은 2번째 등판인 4월8일 사직 KT전부터 벌떡 일어난다. 8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시즌 첫승을 손에 넣었다.

개막 보직이 던지면서 입증해야 하는 5선발이었다. 더구나 시즌 초반 괜찮은 출발을 하고도 흐름을 끌고 가지 못한 시즌이 종종 있었다. 1개월 뒤, 2개월 뒤, 3개월 뒤의 김진욱이 똑같은 김진욱일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보다 변수를 더 크게 보는 시선도 적잖았다.

그렇게 3개월째를 달려온 김진욱은 다양했던 주변 시각을 한곳으로 모아놓고 있다. 김진욱은 성장과 도약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김진욱은 시즌 13번째 선발 등판인 지난 16일 문학 SSG전에서는 1회말 최정에게 선제 2점홈런을 허용하는 등 아쉬움 속에 경기를 시작했으나 6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3실점으로 억제하고 선발투수로 최소한의 이닝 소화력을 보였다.

롯데 김진욱.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욱은 팀 순위가 최하위권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시즌 4승(3패)을 따는 데 그쳤다. 그러나 5선발로 출발해 13차례 등판하는 동안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하면서 내용 하나하나를 숫자로도 쌓아가고 있다.

김진욱은 16일 현재 75.2이닝을 던졌다. 팀내 2위 비슬리(70이닝), 3위 나균안(68.2이닝), 4위 박세웅(64.2이닝), 5위 로드리게스(62.2이닝)보다 더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평균자책 3.33으로 팀내 선발투수 중 1위. 피안타율(0.239)는 물론 WHIP 역시 1.20으로 가장 좋다.

김진욱은 롯데에서뿐 아니라 올시즌 KBO리그 전체 선발투수 가운데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시즌 이닝수는 전체 5위이지만 국내 선발 가운데 1위다. 김진욱에 이어 NC 구창모(74.1이닝), KT 고영표(74이닝), 두산 곽빈(72.2이닝)이 뒤를 잇는다. 또 WHIP로는 국내 선발 중 한화 류현진(1.03)에 이어 2번째로 좋다. 김진욱은 최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됐는데 단기전에서의 좌완 선발과 불펜으로 전천후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진욱은 스태미너 싸움에서도 뒤로 밀지는 않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으로 146.5㎞를 찍고 있는데 6월 들어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 포심 평균 147.2㎞를 기록했고 16일 SSG전에서도 포심 평균 146㎞로 개막 이후 비슷한 수치를 꾸준히 찍고 있다. 입단 6년차 시즌 새로운 입지를 만든 김진욱의 시즌 중반 이후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배경이 여럿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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