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차세대 반도체·전자소자 설계 새 길 찾았다…나노 계면층 결정 제어 원리 규명

김한식 2026. 6. 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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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장에 따른 나노 계면층 구조 변화 모식도.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조지영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이현준 강원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전기장만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계면층을 제어해 물질의 결정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물질은 내부 결정 구조에 따라 전기가 흐르는 방식이나 빛에 반응하는 특성이 달라진다. 따라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려면 결정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물질을 구성하는 성분 비율을 바꾸거나 불순물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조절해 왔다.

연구팀은 박막 내부에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나노 계면층에 주목했다. 나노 계면층은 서로 다른 구조가 만나는 매우 얇은 경계 영역을 말한다. 이 계면층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전기적 현상인 '플렉소전기 분극'이 물질의 구조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전기장에 따른 나노 계면층 구조 변화 관찰 결과.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비스무트 페라이트-바륨 타이타네이트(BiFeO₃-BaTiO₃, BF-BT) 산화물 박막을 제작한 뒤 전기장을 가하는 동안 계면층의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계면층의 결정 구조가 전기장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두 구조 사이를 반복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전기장만으로도 물질의 구조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박막 전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결정 구조 사이에 위치한 약 6㎚ 두께의 계면층에서만 선택적으로 발생했다. 이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1만 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 변화의 원인이 계면층에서 발생하는 플렉소전기 분극과 외부 전기장의 상호작용에 있음을 밝혀냈다. 즉, 계면층에 형성된 특수한 전기적 특성이 전기장에 반응하면서 구조 변화를 유도한 것이다. 물질의 성분을 바꾸지 않고도 전기장만으로 결정 구조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한 것으로 향후 차세대 전자소자와 센서, 광학소자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 계면층에 존재하는 플렉소전기 분극을 전기장으로 제어해 결정 구조를 바꿀 수 있음을 처음 확인한 것”이라며 “기존에는 주목받지 않았던 계면층을 새로운 구조 제어 영역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조현진 박사과정생, 설우준 박사과정생, 박성민 박사과정생. 오른쪽 위 조지영 교수.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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