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약 끊을 수도 있습니다"… 진단부터 식사·운동·합병증 관리까지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높아지는 것 이상으로, 혈관과 장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이다. 진단을 받는 순간 많은 이들이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끊지 못한다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중증이라는 생각 때문에 막막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는 오해인 경우가 많다. 생활 습관을 꾸준히 개선하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도 있고, 인슐린은 높은 혈당에 혹사당한 췌장을 일시적으로 쉬게 해주는 치료 수단일 수 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이 치료를 망설이게 만들고, 그 사이 합병증은 조용히 진행된다. 내과 전문의 신윤수 원장(신윤수내과의원)과 함께 당뇨병의 정의부터 올바른 치료법, 합병증 예방을 위한 관리법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당뇨병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당뇨병은 이름 그대로 소변에서 당이 빠져나온다, 혈당이 높아진다고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합병증입니다.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나오는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혈관 내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만성 염증이 발생하면서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집니다. 단순히 혈당이 높은 상태가 아니라, 포도당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핵심인 질환입니다.
당뇨병은 유전적인 요인이 더 큰가요, 아니면 생활 습관의 영향이 더 큰가요?
두 가지 모두 원인이 됩니다. 당뇨병은 크게 1형 당뇨병, 2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으로 나뉩니다. 1형 당뇨병은 면역세포가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해 인슐린 분비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유전적 경향이 크지만 환경 변화가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트리거가 됩니다. 2형 당뇨병도 직계 가족 중에 환자가 있는 경우 생활 습관이 방아쇠가 돼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유전적 위험성은 총알이고, 나쁜 생활 습관이나 외부 환경은 방아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총알이 들어 있는 상태, 즉 유전적 소인이 있는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당뇨병이 생기는 겁니다.
당뇨병 치료의 핵심인 식사·운동·약물, 이 세 가지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세 가지 중 중요하지 않은 건 없습니다. 다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으면 많은 분들이 약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십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할 것 같고, 간이나 신장에 나쁠 것 같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뇨병을 진단받는 시점부터 약물, 운동, 식사 세 가지를 동시에 시작해야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혈당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식사는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탄수화물 관리가 핵심입니다.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말라는 게 아니라, 정제된 탄수화물과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잡곡밥, 호밀빵처럼 천천히 흡수되는 탄수화물로 바꾸는 것입니다. 과일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 순서도 중요한데,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과 함께 섭취한 뒤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으면 탄수화물 흡수가 늦어지면서 혈당이 천천히 오릅니다.
요즘 제로 슈거 음료나 제품이 많은데, 당뇨병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제로 슈거 음료를 마시고 혈당을 재보면 혈당은 오르지 않습니다. 당이 많이 든 음료를 자주 드시던 분들에게는 징검다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인공 감미료가 체내에서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는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최근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거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운동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식후 15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식후 혈당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음식을 먹고 나서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혈당이 가장 많이 오르기 때문에, 이 시간에 운동하면 식사로 올라가는 혈당을 효과적으로 잡아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주 5회, 약 150분 정도, 땀이 살짝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합니다. 근력 운동도 중요합니다. 근육이 포도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이 오르고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더 잘 넣어줄 수 있어 장기적인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바로 약 복용을 시작해야 하나요?
당뇨병이 진단된 시점에서는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당뇨병 전 단계인 내당능장애 단계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정상화될 수 있지만, 당뇨병으로 진단된 이후에는 약물·운동·식사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 습관을 꾸준히 개선하면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 복용 자체에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의사와 함께 관리를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슐린 주사는 언제 맞게 되나요? 맞기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하나요?
인슐린 주사는 두 가지 경우에 사용합니다.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았을 때 당화혈색소(최근 2~3개월간의 혈당 평균을 보는 검사)가 9를 넘는 경우, 또는 충분한 약물 치료에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으로 계속 조절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초기 인슐린 치료는 높은 혈당으로 혹사당했던 췌장을 쉬게 해주는 개념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생활 습관이 개선되면 인슐린 양을 줄이거나 먹는 약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슐린에 대한 부담보다 혈당을 잘 조절해 합병증을 막는 것입니다.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어떤 검사를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약 2개월에 한 번씩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합니다. 혈당 변화와 신장 기능 이상, 단백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1년에 한 번은 안저 검사로 망막 병증 여부도 확인하고, 손끝이나 발끝의 감각 이상도 스스로 체크하면서 신경 병증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검사 결과가 안 좋을까 봐 병원을 피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오히려 초기에 발견할수록 엄격한 회복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의사와 상의해서 다음 단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고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당뇨병은 제한되는 게 많은 질환입니다. 운동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먹지 말라고 하니 막막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병원과 가깝게 지내면 환자분의 작은 변화도 의사가 바로 알아채고 도움이 되는 방향을 함께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주치의와 함께하시면 당뇨병,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
이새별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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