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었더니 햇빛 알레르기? 광과민성 질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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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광과민성 질환은 정상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햇빛, 즉 자외선이나 일부 가시광선에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해 발진, 가려움, 두드러기, 화끈거림, 물집 등이 생기는 질환군을 말한다. 흔히 '햇빛 알레르기'라 불리지만 모든 경우가 알레르기는 아니다. 질환에 따라 면역반응이 관여하기도 하고, 약물·화장품·식물 성분이 햇빛과 반응해 피부세포를 직접 손상시키기도 한다. 이 반응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눠볼 수 있다.
면역반응형 → 햇빛이 피부 성분 변형시켜 '이상 반응' 유발
면역반응형으로는 다형(多形)광발진이 대표적이다. 다형광발진은 자외선 노출 뒤 햇빛을 받은 피부에 반복적으로 가려운 발진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진이 가려움을 동반한 붉은 반점, 오돌토돌한 구진, 작은 물집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 '다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형광발진은 햇빛을 받으면 자외선에 의해 피부 속에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일부 성분이 변형되고, 면역계가 이를 낯선 물질처럼 인식해 T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뒤늦게 반응하며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다. 면역세포가 뒤늦게 반응하며 발진이 생기기 때문에 햇빛을 받은 직후가 아니라 수 시간 뒤나 다음 날 증상이 나타난다. 팔 바깥쪽, 목 아래 쇄골 주변과 가슴 윗부분처럼 햇빛에 노출되기 쉬운 부위에 잘 생긴다.
치료 자외선 차단이 기본이고, 증상이 심하면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반복되는 경우 여름 전 피부과에서 예방적 광선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협대역 자외선B 치료(narrowband UVB)'로, 낮은 용량의 자외선을 짧게 쬐는 방식으로 시작한다. 이후 피부 반응을 보며 조사량을 조금씩 늘려, 실제 강한 햇빛을 만나기 전 피부가 자외선에 적응하도록 만든다. 주현정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교수는 "보통 여름 시작 4~6주 전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해 피부에 자외선 내성을 만들어 두면, 여름철 발병 빈도와 중증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시 알레르기형 → 햇빛 받자마자 두드러기 반응
일광두드러기가 이 유형에 속한다. 일광두드러기는 햇빛이 피부 안에서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변화시키고, 면역계가 이를 알레르기 유발 물질처럼 인식하면서 발생한다. 여기서 빛에 반응하는 물질은 특정 이름이 밝혀진 단일 물질이 아니라, 피부 안에서 빛을 흡수하는 '크로모포어(chromophore·빛을 흡수해 색을 나타내는 분자 내 구조)'에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물질이 빛을 받아 광알레르겐(빛에 의해 만들어진 알레르기 유발 물질)처럼 작용하면 비만세포(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가려움과 부종을 유발하는 물질인 히스타민을 분비시킨다. 히스타민에 의해 햇빛을 받은 지 수분 안에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오른다. 햇빛을 피하면 비교적 빨리 가라앉지만, 반복되거나 넓은 부위에 생기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치료 치료는 항히스타민제가 1차로 쓰이고, 난치성인 경우 전문의 판단에 따라 오말리주맙 같은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오말리주맙은 알레르기 반응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IgE 항체를 막아 두드러기 반응을 줄이는 주사 치료제다. 여름이 오기 전 예방적 광선치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광독성형→ 약·식물·화장품 성분이 햇빛과 반응해 피부 세포 직접 손상
광독성 피부염이 광독성형에 속한다. 화학적 손상에 가깝다. 일부 항생제(테트라사이클린계, 플루오로퀴놀론)나 이뇨제(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 같은 약물은 복용 후 몸속에 흡수된 상태에서 햇빛과 반응하며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향수·에센셜오일·라임즙·레몬즙 같은 성분은 피부에 묻은 상태로 자외선을 받으면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 주현정 교수는 "화장품·향료는 감귤류 식물인 베르가못 오일, 일부 에센셜 오일, 특히 시트러스 계열 오일과 향수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은 단순 발진이 아니라 심한 일광화상처럼 붉어짐, 따가움, 물집으로 나타나고 갈색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다. 알레르기형처럼 즉시 나타나기보다는 자외선 노출 뒤 수시간 안에 발현된다.
치료 원인 약물·화장품·식물 성분을 피하고 추가 햇빛 노출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이 생긴 뒤에는 냉찜질, 진통소염제,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염증과 통증을 줄인다. 물집이나 피부 벗겨짐이 있으면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상처 관리를 해야 한다.
1분 요약! 광과민성 질환

선크림 발라도 두드러기 올라오는 이유
광과민성 질환을 다른 피부 질환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증상의 분포다. 주현정 교수는 "광과민성 질환은 얼굴, 목 V자 부위(옷깃 사이로 햇빛이 닿는 앞목·윗가슴 부위), 팔 바깥쪽 등 햇빛 노출 부위에만 발생하고, 턱 밑·눈꺼풀·귀 뒤처럼 그늘진 곳은 비교적 깨끗하게 남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땀띠는 땀이 차는 접힌 부위, 일반 접촉피부염은 특정 물질이 닿은 부위, 일반 두드러기는 부위와 무관하게 전신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다.
광고민성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햇빛 차단이다. 양산 등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 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수 있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광과민성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많은 사람이 SPF 수치(UVB 차단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만 보고 제품을 고르지만, 광과민성 질환에는 UVA(피부 깊숙한 진피층까지 들어가는 자외선)가 중요한 경우가 많다. UVB 차단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둘째는 사용량 부족이다. 자외선차단제의 SPF는 충분한 양을 바른 조건에서 측정된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는 권장량보다 훨씬 적게 바르는 경우가 많아 표시된 만큼의 차단 효과를 얻기 어렵다. 주현정 교수는 "자외선차단제에 표시된 SPF는 1cm²당 2mg 도포 기준인데 실제로는 이 기준의 1/4~1/2만 발라 실효 차단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셋째는 가시광선이다. 일부 일광두드러기나 광선루푸스(자외선에 노출된 뒤 피부 병변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루푸스 관련 피부질환)는 자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에도 반응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반적인 자외선차단제만으로 부족할 수 있어 틴티드(tinted) 무기자차가 필요하다. 틴티드 무기자차는 산화아연·이산화티타늄 같은 무기 차단 성분에 피부색 보정 색소를 더한 자외선 차단제다.
취재 김준승(헬스콘텐츠그룹 기자)
도움말 주현정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김지은 기자 a0519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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