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과 무관하면 보험료 뚝”…유병자보험, 통합 가입에서 복합심사로

홍승해 기자 2026. 6. 1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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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보장별 복합심사 첫 도입…월 보혐료 최대 7% 낮췄다
/연합뉴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어도 질환과 상관없는 보장은 보험료를 깎아주는 새로운 형태의 유병자보험이 나왔다. 지병과 관련이 적은 특약에는 가입 심사가 깐깐한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일반 심사를 섞어 적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유병자 상품보다 월 보험료를 최대 7% 가량 아낄 수 있게 됐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5일 일반심사와 간편심사를 결합한 '교보K-맞춤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판매는 전속 FP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이 상품은 한 상품 안에서 특약별로 일반심사와 간편심사를 나눠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복합심사형 건강보험이다.

기존 유병자보험은 특정 질환 이력이 있으면 여러 보장을 간편심사 기준으로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질환과 직접 관련이 낮은 보장까지 유병자 기준 보험료가 적용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한계가 있었다.

교보생명은 이번 상품을 통해 이 같은 일괄 적용 구조를 일부 보완했다. 고객의 질환 이력과 담보별 위험의 연관성을 따져 일부 특약은 일반심사로, 일부 특약은 간편심사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어도 해당 질환과 직접 관련성이 낮은 암 보장 등은 일반심사 기준으로 가입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40세 남성이 암진단 특약은 일반심사로, 뇌혈관·심장질환진단 특약은 간편심사로 가입할 경우 기존 간편심사보험과 비교해 암진단 특약 보험료가 약 16.2%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건으로 여러 특약을 함께 구성했을 때 월 보험료는 기존 간편심사보험 대비 약 7% 저렴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정 질환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무관한 담보까지 같은 기준으로 묶이던 구조에서 벗어나 보장별 위험도를 반영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생보사들의 유병자보험 세분화 시도는 교보생명만의 흐름은 아니다. 신한라이프는 간편심사형 상품에 대해 중대질병과 연관성이 낮은 담보는 가입을 허용하는 담보별 분리심사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The라이트 간편건강보험'을 통해 입원·수술 이력 고지기간을 세분화하고 유형별로 보험료를 차등 적용했다. 다만 교보생명처럼 한 상품 내에서 일반심사와 간편심사를 특약별로 혼합 적용하는 상품은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유병자보험의 경쟁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유병자보험은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는 가입 가능성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앞으로는 같은 유병자라도 건강상태와 질환 이력에 따라 가입 가능 담보와 보험료를 얼마나 정교하게 나누느냐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안착까지는 과제도 남아 있다. 교보생명은 예시 기준 전체 보험료가 약 7% 낮아질 수 있다고 제시했지만 실제 절감 효과는 가입자의 질환 이력과 특약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보장별로 심사 기준과 보험료 산정 방식이 달라지는 구조인 만큼 판매 현장의 설명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한 GA 소속 설계사는 "유병자 고객은 가입 가능 여부 못지않게 월 보험료에 민감해 보장별로 심사를 나눠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은 상담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고객 입장에서는 어떤 특약이 일반심사이고 어떤 특약이 간편심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설명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명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