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표용지 인쇄예산 145억인데…실제 절반만 썼다”

김광태 2026. 6. 1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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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분석…“지역별 계약 단가·집행 내역도 들쭉날쭉”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량은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관위의 자의적인 예산 축소와 주먹구구식 집행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선거인수의 110%를 기준으로 투표용지 인쇄 예산 총 145억1957만원을 편성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실제 집행된 금액은 편성액의 56.5% 수준인 82억498만원에 그쳤다.

지역별 예산 집행률을 보면 선관위의 고무줄식 행정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울산이 90.3%로 가장 높았고 제주(79.2%), 경남(75.2%), 강원(71.7%), 대전(71.1%) 등은 70%를 넘겼다.

반면 투표지 부족 민원이 쇄도했던 서울(55.0%), 경기(55.1%), 인천(48.2%)을 비롯해 광주(48.4%), 부산(46.6%), 대구(36.8%), 세종(27.2%) 등 주요 격전지들은 전국 평균(56.5%)을 크게 밑돌았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의 엉터리 계약 단가 산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집중됐던 서울 송파구의 경우, 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단가를 당초 예산 편성 단가인 장당 30원보다 50%나 비싼 장당 45원에 계약했다.

단가가 치솟으면서 인쇄 물량은 직격탄을 맞았다. 송파구청장 선거 예산으로 총 1272만원이 집행됐는데, 원래 단가(30원)대로라면 송파구 전체 선거인수(56만5368명)의 75% 수준인 42만4200장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장당 45원이 적용되면서 최종 인쇄량은 28만800장에 그쳐 투표용지 대란을 자초했다.

반대로 일부 지역에서는 당초 편성된 예산을 초과해 집행하는 등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청장 선거의 경우 편성액(1105만원)보다 225만원을 더 쓴 1330만원을 집행했고, 서초구청장 선거 역시 편성액보다 41만원을 초과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언석 의원은 “선관위가 국민 혈세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인쇄 물량을 임의로 축소하는가 하면, 지역별 계약 단가와 집행 내역이 들쭉날쭉해 선거 관리에 구멍이 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특검)를 도입해 예산 편성부터 계약 체결 과정 전반의 위법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태 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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