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점쟁이’ 시대 열렸다…월드컵 스코어까지 족집게 적중[박시진의 글로벌 픽]
MS의 AI 챗봇 ‘코파일럿’ 韓 체코전 승률 예측
주요 AI 모델, FIFA 월드컵 무대 예측 경쟁 나서
中 큐웬·딥시크·미니맥스 등 LLM들 기능 출시
승률 맞추면 1조 토큰·인간vsAI 대결 등 이벤트
스포츠 경기 특성 상 변수 많아 정확도는 낮지만
업계 경쟁 치열해지자 다른 성장 원인으로 낙점

지난 12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체코를 2대1로 꺾었습니다. 그런데 이 승리를 미리 맞힌 곳이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챗봇 ‘코파일럿’입니다. MS는 ‘USA투데이’와 손잡고 월드컵 예측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승부 확률을 넘어 스코어까지 짚어냈고, 적중률이 높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코파일럿은 14일 C조 브라질-모로코전 1대1 무승부, 스코틀랜드의 모로코전 1대0 승리까지 모두 맞혔습니다.
이처럼 주요 AI 모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무대로 경기 결과 예측 경쟁에 나섰습니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를 자사 AI 성능을 과시하는 시험대로 삼은 것입니다. 4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23회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합니다. 지난 11일 개막해 7월 19일까지 열립니다.

차이나데일리는 16일(현지시간) 큐웬(Qwen)·딥시크(DeepSeek)·키미(Kimi)·미니맥스(MiniMax) 등 중국 거대언어모델(LLM)들이 잇따라 예측 기능을 선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월드컵이 AI 추론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겨루는 새 격전지로 떠오른 셈입니다. 궈타오 중국인공지능학회 위원 겸 AI 선임전문가는 “월드컵은 AI 기업이 자사 LLM의 연산력과 분석력을 대중에게 선보일 드문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스포츠 결과 예측 시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통계와 데이터로 분석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베팅 기반 시장도 있었습니다. 사실상 배당률이나 데이터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AI로 승부를 예측하는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LG유플러스 스포키가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 전·실시간 승부 예측을 제공했습니다.
중국 AI 플랫폼들은 다양한 이벤트도 내놓고 있습니다. 고객 홍보와 유인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문샷AI의 키미는 ‘1조 토큰(AI가 처리하는 최소 데이터 단위)’ 규모의 보상 풀을 마련했습니다. 경기 승자와 우승팀을 맞히면 상금을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알리바바그룹의 큐웬은 전용 예측 비서를 도입해 ‘인간 대 AI’ 예측 대결도 함께 제공합니다. 볼거리가 한층 풍성해졌습니다.
다만 월드컵은 AI의 한계도 드러냈습니다. 지난 14일 C조 브라질-모로코전을 앞두고 주요 LLM은 과거 데이터와 통계를 근거로 브라질 승리를 점쳤습니다. 그러나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나며 예측이 빗나갔습니다.
스포츠 경기에 변수가 많은 탓입니다. 궈 전문가는 “AI가 과거 데이터와 통계 모델을 분석할 수 있어도 실제 결과, 특히 스포츠 예측은 여전히 어렵다”며 “축구 경기는 물리세계의 다양한 변수에 영향받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변수는 불확실성이 커 고정된 AI 모델로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왕중위안 베이징인공지능연구원(BAAI) 원장도 이런 한계를 짚었습니다. 그는 지난주 열린 BAAI 콘퍼런스에서 “LLM이 디지털 세계 문제 해결에는 능숙해졌지만 물리세계의 많은 과제는 여전히 손에 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I 발전의 다음 단계는 ‘다음 토큰 예측’에서 ‘다음 물리 상태 예측’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LLM 기업들은 스포츠 예측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정확도가 낮은데도 예측 기능을 내놓는 이유로 궈 전문가는 업계 경쟁 압력을 꼽았습니다. 그는 “LLM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기술 차별화가 갈수록 어려워졌다”며 “기업들이 경쟁사와 구별될 새 통로를 절실히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I 기술이 성숙하며 단순히 바로미터 크기로 경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시장은 모델 크기보다 실제 환경에서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의 실질적 문제를 푸는지에 주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옌핑 상하이재경대 교수는 “LLM과 AI 에이전트가 대화형에서 과업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사전학습을 넘어 지속학습과 실세계 인식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월드컵 예측 같은 탐색적 프로젝트가 이런 진화를 가속할 수 있다”며 “인식·상호작용·의사결정·협업을 축으로 한 역량 체계가 미래 과업형 AI 에이전트에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LLM으로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러나 재미는 재미일 뿐, 사행성 게임이나 도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일입니다.

※[박시진의 글로벌 픽]을 구독하시면 가장 발빠르게 글로벌 트렌드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英 핵잠수함 5척 초유의 ‘동시 셧다운’…K-잠수함 기회
- ‘삼전닉스 레버리지’ 고점 물렸다면…본주 10% 이상 올라야 탈출
- 이탈리아 동포 만나 눈시울 붉힌 李 대통령 “마음 더 헤아릴 것”
- 총성은 멎었지만 셈법은 시작됐다…美·이란 종전이 흔든 판도
- “판매량 20% 급감할 것”…中 ‘전기차 대부’의 충격 예언
- 이번주 코스피 운명은…18일에 긴장해야 하는 이유
- 한 달새 640억...빚투에 전문직 대출 ‘쑥’
- 이번엔 진짜 끝날까...트럼프, 이란 종전 서명 예고
- [단독] 韓中, 합참-中총참모부 소장급 실무회의 12년만에 재개되나
- 서학개미, ‘3배 레버리지’ 폭풍 매수…이달 美주식 순매수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