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 아끼려고 ‘갓길 대기’···인천 터널 아찔한 ‘꼼수 운전’ [현장, 그곳&]
비상등 켠 채 무료통행때까지 정차
주행 차량과 뒤섞여 ‘위험천만’
지자체 “사유지 혼재, 단속 어려움”

16일 오전 6시45분께 인천 만월산터널 요금소. 무료 통행시간(오전 7~9시)을 기다리며 차량 여러대가 비상등을 켠 채 요금소 양방향 갓길에 정차 중이었다.
갓길 뿐 아니라 게이트 앞에도 일부 차량들은 비상등을 켠 채 무료 통행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욱이 요금소로 진입했다가 아직 무료 통행시간 이전임을 알고 후진을 해 차를 빼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같은 날 오전 6시55분께 인천 원적산터널 앞 요금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요금소 직원들이 나와 갓길 정차를 하지 못하도록 계도활동을 벌였지만 운전자들은 300m 앞에서부터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7시 무료 통행시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6시59분께 무료 통행시간이 가까워지자 갓길에 주차해 있던 차량들이 일제히 요금소로 몰리면서 본선 차량들과 뒤섞여 혼선이 빚어졌다.
원적산터널 관계자는 “평소에도 무료 시간까지 대기하는 차들이 많아 교통이 혼잡하다”며 “계도를 하면 차를 빼는가 싶다가도 더 앞으로 이동해 정차해 있거나 갓길 등에서 대기하다가 오는 차들이 많다. 권한이 없어 따로 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인천시가 출퇴근 시간 인천 민자 터널 2곳의 통행료를 무료화한 이후 일부 운전자들의 무료 통행을 위한 ‘꼼수 운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 흐름이 엉키거나 사고 위험을 키워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시에 따르면 민자 터널인 원적산터널과 만월산터널은 경차 400원, 소형차 800원, 대형차 1천100원의 요금을 받는다. 시는 ‘인천시 원적산터널 및 만월산 터널 통행료 지원 조례’에 따라 2024년 7월부터 평일 출근 시간(오전 7~9시)과 퇴근 시간(오후 6~8시)에 두개 터널의 통행료를 무료로 정했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이 요금을 아끼려 요금소 인근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기다리거나 비상등을 켠 채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꼼수 운전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갓길에 주차하는 차량이 무리하게 합류하거나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등으로 사고 위험도 크다.
박현배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터널 앞 불법주정차와 고의적 감속은 교통체증 유발과 교통사고 위험도를 높일 가능성이 큰 명백한 불법행위”라면서 “시민들의 성숙한 교통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계도와 법률적 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가 심한 아침 시간에는 인력이 없어 단속이 어렵고 터널 부지에 사유지도 섞여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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