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준도 못 넘었다 ‘LG배 징크스’…결승 3국서 왕싱하오에 불계패

윤은용 기자 2026. 6. 1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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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연속 우승 도전 물거품
신민준 9단(오른쪽)이 16일 전주 왕의지밀에서 열린 제31회 LG배 결승 3국이 끝난 뒤 복기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30년 넘게 이어져 오던 LG배의 지긋지긋한 ‘징크스’는 결국 깨지지 않았다. 사상 첫 ‘LG배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신민준 9단이 왕싱하오 9단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신민준은 16일 전주 왕의지밀에서 열린 제31회 LG배 결승 3번기 최종 3국에서 왕싱하오를 상대로 183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1국을 승리했던 신민준은 2·3국을 내리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30회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신민준은 조훈현·이창호 9단 등 한국 바둑의 전설들도 해내지 못했던 ‘LG배 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약 6시간이 소요된 1국에서 눈터지는 계가 끝에 반집승을 거뒀으나 전날 2국에서 역으로 아쉬운 반집패를 당했던 신민준은 백을 잡은 이날 3국에서는 일찌감치 형세가 불리해지며 악전고투했다.

초반부터 좌변의 백 세력이 왕싱하오의 맹공에 시달린 신민준은 이어진 중앙 공방전에서 흑돌을 끊어내며 역습에 나섰다. 하지만 다소 무리하게 끊어가는 것을 왕싱하오가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응수하면서 순식간에 집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패색이 드리운 신민준은 좌변에서 늘어진 패까지 걸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좀처럼 역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결국 돌을 던지고 말았다.

이날 신민준을 잡은 왕싱하오는 지난해 북해신역배 우승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세계기전 타이틀을 획득했다. 4강에서 한국 최강의 바둑기사 신진서 9단을 잡았던 왕싱하오는 결승에서 1국을 먼저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고 2·3국을 연달아 잡아내는 역전극으로 자신이 왜 중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신흥 강자인지 증명했다. 왕싱하오는 신민준과 상대 전적도 4승2패로 차이를 조금 더 벌렸다.

왕싱하오는 대국 후 “초반부터 연구된 포석이 등장해 잘 풀렸고 좋은 경기력의 내용을 보여준 것 같다”며 “LG배를 우승해 굉장히 기쁘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평소보다 좋은 실력을 발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왕싱하오의 우승으로 중국은 LG배에서 통산 우승 횟수를 13회로 늘렸다. 한국이 15회 우승으로 여전히 최다 우승국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이 2회, 대만이 1회 우승했다. 개별로 보면 이창호가 4회(1·3·5·8회) 우승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그 뒤를 3회의 신진서(24·26·28회)가 잇고 있다.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본선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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