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긴 3곳도 재선거하자는 장동혁… 오세훈 “자리보전용 구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6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 후보가 시·도지사로 당선된 서울·대구·경남을 포함한 ‘전국 재선거’를 주장하면서 당선자와 일부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률적으로 재선거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적고 선거 불복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데도 장 대표가 자신에 대한 사퇴론을 무마하기 위해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전면 재선거가 아니다”라는 입장이어서 야당 지도부 내 갈등으로 비화할 우려도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 유튜브에서 “선거소청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국적으로 재선거를 실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선거소청은 선거나 당선의 효력에 대해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다. 국민의힘은 전날 긴급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일차적으로 서울, 인천, 경기, 광주전남, 울산, 부산 등 6곳의 지역에 대해 선거소청을 내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은 이들 6곳에 더해 대구, 경남, 충북, 전북까지 10곳이다. 그중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가 한 곳에 그쳐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던 전북을 제외한 9곳에 대해 선거소청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이곳들 가운데 서울, 대구, 경남 등 3곳에선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한 마당에 자신이 속한 당 대표가 나서서 당선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원칙의 문제이자 국민의 참정권 문제이기 때문에 당선, 낙선 등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선거소청 범위를) 결정할 게 아니다”라고 했다. 장 대표는 ‘재선거 주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흠집 내기로 보일 수 있다’는 질문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우리 당을 흠집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으로 오 시장과 재선거 문제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장 대표를 향해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한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라”고 했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장 대표는 온 당을 소모적인 재선거 주장으로만 몰아가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거리로 나온 2030 청년들의 순수한 열망이 특정 정치인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연료로 소비돼선 안 된다”고 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측은 “당에서 추 당선인에게 아무런 의사도 묻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했고, 박완수 경남지사 측은 “당으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해온 국민의힘 의원들도 전면 재선거 주장과 선거소청 추진 과정을 성토했다. 당내 초·재선 중심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14명은 이날 “중차대한 결정을 긴급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한다는 건 대표의 지나친 독단”이라면서 이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장 대표는 충분한 논의 없이 전국 재선거와 선거 무효 소청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인다”고 했고, 김용태 의원은 “국민의힘이 오 시장의 선거 승리를 부정하며 보수를 분열시키는 장동혁 리더십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장 대표와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지도부 내 갈등 기류도 감지됐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투표용지 부족 등 참정권 훼손 행위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공정선거 원칙에 부합한다는 믿음 아래 (선거소청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게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불복이냐라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장 대표 측의 기자회견에 격분한 뒤 오 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전면 재선거 요구를 위한 선거소청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각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심사하는 최소한의 법적 절차를 제기한 것인데 이를 재선거로 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만 선거무효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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