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정상화까지 수개월…"유가 단기 급락 없다" [분석+]

노정동 2026. 6. 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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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통항료 수취 주장…선박 및 운임 안전 보장 필요"
"당분간 배럴당 70~80불 중반 등락…연말 70불 초반대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사진=REUTERS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유가가 단기간 가파르게 하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후속 협상이 기다리고 있는 데다 산유국들의 생산시설 정상화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16일 "미-이란 종전 협상에 따라 향후 원유시장 내 상방 리스크는 완화된 것으로 보이나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WTI 기준 배럴당 60달러 내외)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종전 합의문의 세부 내용이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고, 합의 해석과 이행 조건을 두고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 존재한다"며 "미국은 전쟁 종료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으나,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는 이란의 합의 이행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 유가는 미-이란 종전 합의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15일(현지시간)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4.9% 내린 배럴당 83.2달러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8% 떨어진 배럴당 80.75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전쟁 초기였던 지난 3월10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지난달 말 대비 12% 내린 수치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 작업은 몇 주에서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해협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 중인 유조선들이 많아 원유 생산을 재개하고 선박 적재량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도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원유를 싣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 선박들은 완전히 안전하고 보안이 철저하며 깨끗한 남쪽 항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며 "또한 다른 항로들이 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설명을 더 하지는 않았으나 전날 이란과 합의가 완료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시작됐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전쟁 과정에서 에너지 시설의 피해를 본 산유국들의 생산 재개도 변수로 지목된다. 전쟁 중 시설 피해와 재고 방지를 예방하기 위해 역내 일부 유전·정유시설은 가동을 멈춘 상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들은 전쟁 기간 생산량을 하루 1100만배럴 이상 줄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걸프 지역 생산량의 약 80%가 6주 내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나머지 20%는 대부분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일부 유전은 전쟁 이전 생산 수준을 영구적으로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심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선박의 안전 보장, 보험료 및 운임 안정 등이 필요하다"며 "현재 이란이 통항 수수료를 수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선 산유국의 공급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원유 공급 차질이 일부 해소되면 원유는 단기간 배럴당 75~85달러선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심 연구원은 "종전 합의 이후 유가가 빠르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유가의 추가 약세는 제한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유가는 WTI 기준 70달러 후반부터 80달러 중반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향후 유가의 추가 약세는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량과 걸프 산유국 생산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미국 에너지정보청 전망은 초여름까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3분기부터 통항이 서서히 재개되는 것을 가정하고 있어 해당 시나리오보다는 상황이 소폭 나아질 수 있겠으나, 하반기에도 석유 재고 비축분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유가의 하락 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유가는 하반기 내내 완만하게 하락해 연말께 배럴당 70달러 내외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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