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봉쇄’에 편승한 ‘제1 야당’

경찰이 출입문 개방 시도 나서자
장동혁 ‘재선거’ 들고 농성 합류
오후엔 중재 나섰다 ‘빈손’ 귀가
체육회 선수·직원 등 피해 커져
경찰과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16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개표소 증거 보전’을 이유로 12일째 봉쇄 중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하려다 실패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무도한 강제진입 시도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 막아내겠다”며 즉석에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정부는 참정권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정당하지만 타인의 권리 침해는 불법이라며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부터 시위대가 봉쇄한 핸드볼경기장 출입문 개방을 시도했다. 경기장 안에 사무실이 있는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장비와 서류 등을 가지고 나오기 위해서였다. 현장 지휘 책임자인 송파경찰서 형사2과장은 “체육회 관계자 진입을 방해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현장에 나와 시위대를 설득했다.
출입문을 막아선 시위대 내에선 경찰과 협의를 하자는 주장과 체육회 관계자 출입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치며 언쟁이 오갔다. 국회의원 등이 동행한 가운데 취재진이 생중계하는 조건으로 체육단체 직원 출입을 허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오전 11시30분쯤 현장에 도착한 장 대표는 박준태 의원 등 앞서 도착한 의원들과 상황을 논의한 뒤 바닥에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지금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재선거,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선거제도 개혁”이라면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대해 어떤 답도 내놓지 않으며 강제해산을 시도하면 결국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장 대표는 문화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결정한 서울, 부산, 인천, 광주전남, 울산, 경기 등 6곳 외에 충북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선거인 명부가 없어진 충북도 (소청을) 하려고 한다”며 “전국 재선거를 목표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국힘 ‘잠깐 출입’도 막는 시위대…정부 “불법엔 엄중 대응”
오후 들어 장 대표 등이 시위대를 설득해 각 종목 단체 관계자 2명이 순차로 들어가 필요한 물품을 가지고 나오는 중재안이 마련됐다. 국민의힘 의원과 방송사 카메라 2대도 함께 들어가 현장을 생중계하기로 했다. 시위대 다수가 동의해 성사되는 듯했지만 1명이 끝까지 가로막아 무산됐다. 의원들이 시위하는 시민들을 설득하는 동안 “증거 보전” “부정선거, 재선거” 등 구호가 계속됐다.
송파서는 “체육회 관계자들이 국제경기 준비와 회계업무 등 최소한의 업무 정상화를 위한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일부 시민의 저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송파서는 “동행한 경찰관들이 수차례에 걸쳐 체육회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는 사법처리될 수 있음을 경고·설득했지만 불법 상황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채증자료를 토대로 즉시 수사에 착수해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파서는 별도 공지를 통해 “지난 5일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취재기자 폭행 등 불법 행위 피의자 중 1명을 확인해 출석을 요구했다”고 알렸다.
정부는 단호한 대응을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참정권 침해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말씀을 듣고 존중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런 상황을 빌미로 일부 참석자들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총리는 “출입 권한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사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불법 행위”라며 “정부는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대국민 담화문에서 “일부 시위 과정에서 법과 사회질서를 침해하는 불법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표현과 집회의 자유가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조롱하며, 사적으로 검문하거나 제재를 가할 권리까지 함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민의 정당한 분노를 빌미로 일부가 저지르는 도 넘는 일탈과 불법 행위에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태욱·박민규·안광호 기자 woo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동혁 “전국 재선거” 오세훈 “자리보전용”…국힘 내홍 심화
- 정청래 “국민주권정부 탄생은 DJ·노무현·문재인의 역사”
- 법무부, ‘대장동 항소 포기 비판’ 정유미 검사 인사 취소 판결에 항소
- 비겼다 또 비겼다···‘무무무무’ 하루 종일 모두 무승부, 월드컵 역대 두 번째 진기록
- [속보] 경찰, ‘JTBC 기자 폭행’ 잠실 시위대 피의자 특정 후 출석 요구
- [단독] 정청래, 지방선거 백서 관련 “승리 지역 요인도 분석해 담으라”···선거 책임론 돌파
- 착하고 친절한 멕시코인?…“한국 사랑하지만, 축구는 전쟁이다”
- 삼전 호남 투자설 겨냥? 삼성 준감위원장 “반도체 지방 투자, 정치 논리 좌우돼선 안돼”
- ‘윽, 맛없는 수박씨 깨물어버렸네’···축하합니다, 오늘 건강한 식물성 단백질 섭취하셨네요
- 이재, ‘월드컵 개막식’ 드레스에 운동화 신은 이유…특급 배려였다